"일시적 인플레" 다시 꺼낸 파월, 시장 좋아했지만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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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이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밝히면서 뉴욕 증시는 19일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 가능성도 일축했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모든 게 불확실하다”라고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 이후 열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분위기는 지금과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1.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
Fed 데이를 앞두고 아침부터 여러 가지 뉴스가 있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30일 휴전은 합의 첫날부터 흔들렸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드론 40여 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등 인프라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며 "푸틴은 사실상 전면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러시아도 석유 저장시설 등 자국 인프라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은행(BOJ)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5% 정도'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관세 위협 때문입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경제·물가 전망이 (기대대로) 실현되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추가 인상 의지를 밝혔습니다. 닛코자산운용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긍정적 방향으로 해결되고(그리고 일본 경제 펀더멘털이 견고하게 유지된다면) 5월 인상의 문이 열릴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 소식은 뉴욕 금융시장에 중립적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 휴전은 원래부터 기대가 크지 않았고, 일본은행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고객들은 올해 첫 두 달 반 동안 작년 동기보다 6%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작년 4분기 4~4.5%보다 회복된 것이다. 지출 수준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경제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우리 리서치팀은 '경기 침체는 보이지 않지만, 관세가 GDP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라는 입장이다. 그들은 경기 침체를 보지 못하고, 인플레이션은 끈적끈적하다고 본다. 그래서 Fed는 금리를 유지할 것이다.
=우리 리서치팀은 올해 1, 2분기 성장률을 2.5%로 본다. 4월 2일로 넘어가면서 관세가 더 현실화하면 그 수치는 조금 낮아지고 아마도 올해 2%에 가까워질 것이다. 그리고 26년 GDP 성장률은 2%로 추정한다. 이런 수치는 과거 우리 모두가 도달하려고 노력했던 수준이다.
=관세가 영향을 미쳐서 인플레이션은 더 끈적끈적할 것이다. 하지만 리서치팀은 규제 완화 등 다른 것들로 상쇄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기업이 마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기업은 아마도 모든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리서치팀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그러면 Fed는 아마도 올해 남은 기간부터 내년까지 금리 인하를 멈출 것이다.
이는 시장 유동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입니다. 오늘 FOMC에서는 금리가 동결되고, 점도표는 약간 매파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지만, QT 측면에서는 좋은 소식을 기대할 수 있는 기사였습니다.
뉴욕 증시는 아침 9시 30분 0.1~0.5%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던 엔비디아 등 반도체 주식이 반등을 본격화하면서 오름폭은 커졌습니다. 나스닥은 오전 10시께 상승률이 1%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FOMC를 앞두고 시장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웠습니다. 관세 소식도 이어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고 지칭한 4월 2일에 '수조'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관세를 매길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애프리시타스이코노믹스의 조셉 폴리타노 정책 분석가는 WP 인터뷰에서 "지난 두 달 동안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은 이미 타격을 입었지만, 4월 2일은 이 모든 것을 '찻잔 속 폭풍'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 모든 수입품에 새로운 관세를 매길 것처럼 들린다"라고 말했습니다.
2. 점도표=매파, QT속포 감축=비둘기파
오후 2시를 앞두고 주요 지수는 0.5% 안팎의 상승세를 유지한 채 FOMC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3~4bp 오른 상태였습니다. FOMC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② '성장 위험' 인식한 성명서="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라는 전반적 평가는 유지됐습니다. 그런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라는 문구가 새로 들어갔고요. 대신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다"라는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③ 'QT 속도 둔화'=성명서에서는 "4월부터 국채의 월 감축 한도를 기존 25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줄여 감축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QT 속도를 예상보다 더 낮춘 것입니다. 아예 중단하지 않은 건 잠시 멈췄다가는 다시 시작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④ 매파적 점도표=2025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3.9%(2회 인하)로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점은 위로 올라갔습니다. 최소 2회 인하를 예상하는 위원이 12월 15명→3월 11명으로 줄었습니다. 어쨌든 2회 인하 전망은 유지됐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적이다. Fed는 관세를 성장, 실업, 인플레이션에 나쁜 것으로 보고 있다. 근원 인플레 예측이 0.3%포인트 높아졌지만, 기준금리 중간값은 변화가 없었다. 근원 인플레가 예상보다 덜 올라간다면 인하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피치의 브라이언 콜튼 이코노미스트는 "Fed 위원들이 성장 전망을 상당히 낮췄지만, 동시에 근원 인플레 예측을 높였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말해준다. 이는 Fed의 일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추가 금리 인하를 꽤 오랫동안 보류할 것임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3. 침체+관세 인플레 일축한 파월
오후 2시 30분 파월 의장 기자회견이 시작됐습니다.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대되었다. 가계와 기업 조사를 보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모두 관세를 주요 요인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동향이 향후 지출과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노동 시장의 상황은 여전히 탄탄하다.
② "침체 예측하지 않는다"
=우리는 경기 침체 예측을 하지 않는다. 외부 예측을 보면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다소 높였지만, 여전히 비교적 적당한 수준이다. 상승했지만 높지는 않다.
③ "인플레이션 기대 걱정 안 해"
=최근 일부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했다. 그러나 내년이나 그 이후 장기 기대는 2% 목표와 일치한다. 장기 기대는 잘 묶여있다.
④ 관세가 물가에 미칠 영향 "일시적"
=(SEP 인플레이션 예측 상승) 상당 부분은 관세로부터 온다. 관세에 대한 기본 시나리오는 '일회성 수준의 충격'(일시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확신할 수는 없다. 우리는 실제로 일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지금 인플레이션은 2.5%에 달하고 있고 관세 인플레이션이 도래하면서 추가 진전은 올해 지연될 수 있다.
⑤ (왜 그런데 2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나)
=지금 환경에서 점도표는 "모두가 인정할 만큼 어려운 작업"이었다. 첫째, 성장 둔화, 약간 높은 실업률, 높은 인플레이션은 각각 상쇄된다. 둘째, 모든 것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⑥ "심리 데이터 둔화 걱정 안 해"
=심리 데이터 둔화와 높은 불확실성을 알고 있다.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설문 조사 데이터와 경제 데이터 간의 관계는 항상 매우 긴밀하지는 않았다. 소프트 데이터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하드 데이터는 여전히 견고하다.
⑦ "기다리기 좋은 위치"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이민, 재정 정책, 규제라는 네 가지 영역에서 상당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통화정책 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으며, 더 명확한 결과를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불확실성은 비정상적으로 높다. 통화정책은 미리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는 움직이면서 적응할 것이다.
⑧ "QT 축소는 기술적 결정"
=통화정책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작년에 월 한도를 줄인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결정은 QT를 더 오래 유지하려는 의도다. 희귀한 은행준비금 혼란(ditch)에 빠지면 지속할 수 없다. 이번 결정은 궁극적 대차대조표 규모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파월은 관세로 인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일축했습니다.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용어를 다시 꺼낸 것입니다. 그는 2021년 팬데믹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했다가 늦게 대응해서 비판을 받았었죠. "관세 효과는 일시적"이라는 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누누이 강조해온 것이기도 합니다. 그는 경기 침체 가능성도 일축했습니다. 이런 것이 시장을 기쁘게 했습니다. QT 속도를 늦춘 것도 긍정적이지요.
월가에서는 불확실성을 강조한 가운데서도 비둘기파적이란 평가가 많았습니다.
▶UBS
=파월 의장은 최근 심리 지표가 약화하였지만, 노동 시장을 포함한 실물 경제 지표는 여전히 탄탄하다고 언급했다. 또 Fed의 인플레이션 전망에는 관세 효과가 반영되었으며, 2026년과 2027년 전망치는 지난 12월 전망과 같았다. 파월 의장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여전히 2% 수준에 고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Fed가 관세 효과로 인한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용인할 가능성이 크며, 노동 시장 약세 신호가 나타나면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에 머물러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ING
=경제 및 감정 데이터가 약해지고 위험 자산 성과가 약해지면 Fed의 입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듯하다. 파월 의장은 불확실성을 자주 언급했지만, 실제 하드 데이터에서 약세가 나타날 때까지 Fed는 앉아서 기다릴 것이다. 관세가 상승하면서 성장 전망은 냉각되고 있다. 4월 2일 상호관세가 시행될 예정이며, 동시에 다른 긴축 정책도 고용 약화와 지출 둔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Fed는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고려할 때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을 경계할 것이다.
▶골드만삭스(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
=대체로 예상 범위 내였다. 파월 의장 발언도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 대해 다소 가볍게 여기는 듯했다. 전반적으로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며, 예상보다 조금 더 비둘기파적이었다. QT 추가 축소 결정도 있었다. 파월 의장은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명확한 전망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재정, 이민, 무역, 규제 완화 등 트럼프 행정부의 네 가지 정책이 함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야 하며, 이에 따라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4월 2일 상호관세가 어떻게 발표될지도 볼 것이다. 특히 상호관세 계산 방식이 중요하다. 단순히 무역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와 미국의 관세율 차이는 크지 않지만, 부가가치세(VAT)까지 포함한다면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향후 한 달 동안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거기에 다른 정책적 요소까지 고려하려면, 금리 인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채권 가격도 올랐습니다. 오후 5시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8bp 내린 4.243%, 2년물은 6.5bp 하락한 3.977%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상승 배경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랠리에 대해서 몇 가지 맥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 S&P500 지수는 4주 연속 하락세를 겪고 있다. 2022년 4월~5월 이후로 5주 연속 하락은 없었다. 그래서 여기서는 어느 정도 오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술적 이유라는 겁니다. 사실 오늘 주가 모습은 정확히 파월 의장의 과거 기자회견 때와 똑같았습니다. 블룸버그는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 이후 열릴 5월 FOMC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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