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株 처분한 '리틀 버핏', 美 버거킹에 베팅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억만장자 빌 애크먼(사진)이 주택 건자재·인테리어 용품 소매업체 로스의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미국 주택 거래 부진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의 구매력 약화로 실적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털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해 1분기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이 회사는 로스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퍼싱스퀘어는 지난 2월 주가 기준으로 약 2억7720만달러에 달하는 로스 주식 약 12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로스는 연 7%가 넘는 미국 모기지 금리(30년 고정 금리) 때문에 주택 거래가 저조한 탓에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0.84% 줄어들었다. 로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집안 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를 늘린 덕에 수혜를 봤다. 최근엔 엔데믹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시장 상황이 어두워졌다. 경쟁사인 홈디포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 줄어들었다. 홈디포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이 3% 역성장했다.

퍼싱스퀘어는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19.84%)을 차지하는 외식업체 치폴레(CMG) 주식도 8만 주가량 매도했다. 하지만 치폴레 주가 상승으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전 분기에 비해 소폭 늘어났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식은 그대로 유지했다. 의결권이 없는 알파벳 우선주(클래스C)는 지분율 0.07%(938만 주·약 14억2777만달러), 일반주(클래스 A)는 0.03%(435만 주·약 6억5727만달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퍼싱스퀘어 주식 포트폴리오 내에서의 비중은 우선주 13.1%, 일반주 6.03%로 소폭 높아졌다.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QSR) 주식은 394만 주가량 사들였다. 1분기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이 줄어들었다.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은 미국에서 버거킹, 파파이스 등 요식업 체인과 커피숍 체인을 운영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