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CEO, 美금융주 비싸다고 판단
모건스랜리 고평가된 금융주로 꼽혀
美 은행주 이자수익 정점 찍었단 전망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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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주 상승 랠리에 급제동이 걸렸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주가가 비싸다’라는 말 한마디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0.70% 내린 196.92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 200달러를 웃돌던 주가는 다이먼 회장의 발언 이후 3.8%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최근 1년 새 주가가 45% 넘게 급등하며 주가유형자산비율(PTBV)은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이는 현 주가가 실질 순자산보다 두 배 높게 거래되고 있단 의미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 20일 연례행사에서 자사주와 관련해 "주식이 너무 비싸다"며 "우리는 이 가격으로 많은 주식을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사의 주식을 장부가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은 실수”라며 “우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P500 은행 지수도 주춤하다. 올 들어 10% 넘게 오르던 지수는 다이먼 회장의 발언 이후 1%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은행주는 그동안 고금리 수혜를 누리며 주가가 급등했다. 고금리는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을 키워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미국 CNBC는 다이먼 회장이 언급한 장부가의 두 배를 초과하는 비싼 금융주를 추려 소개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의 집계 기준으로 PTBV가 2배에 도달했거나 이미 넘어선 S&P500 내 금융주를 기준으로 했다.

뱅크오브뉴욕 멜론이 PTBV 2.6배를 기록하며 S&P500 내 가장 비싼 금융주로 꼽혔다. 이 종목은 올 들어 12% 급등했다. 그 뒤를 레이먼드 제임스 파이낸셜(2.5배) 모건스탠리(2.3배)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2.1배) 피프스 서드 뱅코프(2배) JP모건체이스(2배) US뱅코프(2배) 순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도 고평가된 금융주로 꼽혔다. 애널리스트 가운데 28%만 ‘매수’ 의견을 냈다.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1%가량 낮다. 모건스탠리 주가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지난 4월부터 7% 가까이 올랐다.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자본시장이 불황을 벗어나 호황기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의 핵심 수입원인 이자수익이 정점을 찍었단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면서 대출 수요가 줄고 예금 지급 압박은 커지면서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순이자 이익 전망치를 월가의 예상치보다 20억~30억달러 낮은 900억달러로 제시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