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이버 보안업체 팰로앨토네트웍스가 내놓은 실적 전망에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드러내며 회사 주가가 급락했다. 방화벽 판매가 둔화하고 보안 산업 경쟁이 치열해진 여파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팰로앨토는 2024회계연도 4분기(5∼7월) 매출이 21억5000만~21억7000만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이연 수익(청구액)은 34억3000만~34억8000만달러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팰로앨토의 4분기 매출이 21억6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해왔다.

팰로앨토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8.61% 떨어졌다. 팰로앨토가 지난 2월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하향하면서 시장 눈높이가 낮아졌는데, 실제 실적 전망이 가이던스에 가깝게 나오자 실망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낙폭은 종가 기준 올해 주가 상승분(9.8%)에 근접했다. 2월에도 팰로앨토가 연간 매출 전망 하향치를 내놓자 주가가 26% 급락한 바 있다. 당시 니케시 아로라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사이버 보안 ‘지출 피로감’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계약 기간 단축과 잦은 전략 변경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최근 기업들이 사이버 보안 투자를 줄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날 동종 업계 크라우드스트라이크홀딩스, 지스케일러, 포티넷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팰로앨토의 2024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1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 오른 것으로 2020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순이익은 2억7880만달러(주당 79센트)로 1억780만달러(주당 31센트)였던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