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사진=연합뉴스(AFP)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사진=연합뉴스(AFP)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5월 첫날 혼조세를 보였다. '셀 인 메이(Sell in May·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라는 증권가의 오래된 격언처럼 미국 증시도 해마다 5월엔 조정 가능성이 높다. 올해도 예외는 아닐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가는 대체로 5월 투자 전략으로 '셀 인 메이'를 제시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0.23% 상승했고,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4%, 0.33% 하락 마감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애매모호한 화법이 영향을 미쳤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적다면서도 인하 시기는 늦출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지 못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5월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셀 인 메이 전략이 주목받는다. 이 전략은 원래 미국 증권가에서 유래한 속설이다. 1950년부터 2013년까지 따져 봤더니 미국 다우지수가 5~10월에 부진했던 반면, 11~4월에 좋았다는 통계에서 비롯됐다.

우선 연초 미국 증시의 상승장을 이끈 인공지능(AI) 관련주 등 테크 종목들의 1분기 실적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다. 실제로 이날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주가는 4% 넘게 하락했다. 미 반도체 기업 AMD와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의 부진한 실적 영향을 미치면서다.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형이나 중소형주의 실적 불확실성도 커졌다. 연초 반등이 컸던 대형 반도체·IT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달에 진행되는 만큼 가파른 상승보다 등락 반복 구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미국 주요 기업들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으나 미 Fed의 첫 금리인하 시점이 오는 12월까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은 5월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찰스슈왑도 일부 대형주를 제외한 중소형 종목의 주가는 부진할 것으로 봤다. 고금리 장기화 속 중소형주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리즈 안 선더스(Liz Ann Sonders) 찰스슈왑 수석 투자 전략가는 "그간 발표된 경제 지표를 토대로 주식시장을 봤을 때 여전히 비싸 보인다"면서 "특히 중소형주의 주가가 오르기 위해선 기준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