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수요일>
ASML 악몽, 반도체 흔들…채권 매수 타이밍?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17일(미 동부시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금리 하락은 증시에 호재가 될 수도 있죠. 하지만 ASML의 실적 부진에 인공지능(AI) 테마가 비틀거리면서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부정적 요인 1 : 파월의 그림자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갈 것으로 확신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라는 매파적 발언이 나온 뒤 월가에선 "제로 컷"(Zero Cut)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다'라는 Fed의 기본 계획이 바뀌었을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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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는 "우리는 Fed가 여전히 올해 인하를 시작한다는 편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올해 첫 번째 인하를 12월로 예상한다. 하지만 12월 인하하는데 하나의 걸림돌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리한 기저 효과다. 파월 의장은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이 가장 중요한 척도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Fed가 이르면 2025년 3월까지 금리를 내리지 못할 실질적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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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금리를 내리려면 적어도 2개월, 아마도 3개월 연속 2% 목표에 부합하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려면 가장 빨라야 9월이다. 그전에는 금리 인하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게 보는 건 아닙니다.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여전히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편안하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높았던 건 주거비, 자동차보험 등 특정 요인에 따른 것이고 인플레이션 기대는 잘 묶여 있으며 노동시장은 계속 균형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여전히 Fed가 7월부터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을 유지했습니다. 물론 위험은 시기가 더 늦춰지는 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덧붙였지만요. 골드만삭스는 "이런 우리의 기본 전망은 위험자산에 우호적이어야 한다"라면서도 "후퇴하는 금리 인하 전망,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 지정학적 위험, 그리고 하반기 미국 대선을 고려하면 투자 환경은 계속해서 울퉁불퉁할 것 같다"라고 관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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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도 "Fed가 경제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점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으므로 (금리 인하를 늦추리라는) 성급한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며 Fed가 6월이나 7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올해 다섯 차례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역시 인플레이션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씨티는 "파월 의장과 그의 동료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기분 좋게 놀랄 것이다. 근원 PCE 물가가 3, 4월에 월간 0.25% 상승에 그쳐 2월(0.26%)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온다면 6, 7월에 금리를 내릴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런 논란 속에 금리 인하 기대는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이 후퇴한 상황이어서 파월 발언 전과 후에 크게 변화한 것은 아닙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 워치 시장에서의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은 월요일 20%에서 17%로 떨어졌지요. 이미 파월 발언 전에 시장에 대부분 반영됐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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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이 현재 금리가 제약적이기 때문에 올리지는 않고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추세를 넘는 성장과 석달 연속 높은 인플레이션을 볼 때 Fed가 매파적 선회를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라면서도 "Fed는 인플레이션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금리 인상 기준이 금리 인하 기준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정적 요인 2=ASML 부진, 반도체 흔들


유럽 증시 시가총액 3위인 네덜란드 ASML은 오늘 7.1% 폭락했습니다. 1분기 실적과 수주 모두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탓입니다. 1분기 매출은 작년 4분기보다 21% 감소했고, 순이익은 37% 줄었습니다. 또 1분기 신규 수주는 36억 유로로, 시장 예상치 54억 유로에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4% 줄었지만 4분기(46억3000만 유로)보다는 61%나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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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웨닝크 CEO는 수요 둔화 우려에 대해 "2024년에 대한 우리 전망은 변함이 없다. 업계가 지속적으로 경기 하강 사이클에서 회복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수요가 더 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2024년을 생산 능력 및 기술 모두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통해 사이클 변화에 대비하는 전환의 해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적 부진은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 영향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특수가 있었습니다. ASML은 1분기 매출의 49%가 중국에서 발생했죠. 중국 업체들이 아직 수출 통제를 받지 않는 ASML의 구형 노광장비를 서둘러 산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반도체 업계의 수요가 둔화한 것일까요? 극자외선(EUV) 주문은 전분기 56억 유로에서 6억5600만 유로로 급감했습니다.
ASML 악몽, 반도체 흔들…채권 매수 타이밍?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퀼터 셰비오의 벤 베링거 애널리스트는 "ASML의 실적은 많은 투자자가 기대했던 수치가 아니었다. 4분기 뛰어난 수주를 받은 뒤 1분기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주액은 그런 예상보다 더 나빴고, 이는 잠재적 조기 경보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실적 부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경기는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므로 고객사는 이전만큼 주문하지 않는다. 2025년 신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일부 주문을 늦출 수 있다. 아직 연초여서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 판매는 양호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가늠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ING의 마크 헤셀링크 애널리스트는 "ASML의 실적이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수주 접수가 엉성하기로 악명 높으므로 이에 대해 너무 많이 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SML 악몽, 반도체 흔들…채권 매수 타이밍?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ASML뿐 아니라 AI 테마, 특히 반도체 주식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엔비디아는 3.97%, AMD는 5.78%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장비 주인 램리서치 5.29%,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스 4.58% 등도 급락세를 보였고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25% 떨어졌습니다.

찰스 슈왑의 제프리 클린톱 전략가는 "ASML의 실망스러운 실적은 그동안 급등해온 칩주에 대한 경고 신호를 보낸다. 반도체 주식이 매도될 경우 이는 1분기 어닝시즌을 주도해야 하는 기술주에 대한 더 광범위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부정적 요인 3 =미·중 갈등


미·중갈등은 앞으로도 계속 반도체 업종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 관행을 지적하며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3배로 올리라고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습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한술 더 떴습니다. 상원 청문회에서 "엄청난 국가 지원을 포함한 중국의 반경쟁적 관행이 10년 전 태양광 패널의 과잉 생산을 부추겨 미국 업체를 황폐화시켰다"라며 "중국과의 경쟁으로부터 미국 전기자동차(EV)를 보호하기 위해 조기에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메릴은 "부동산 침체, 만성적인 소비 감소, 청년 실업률 증가, 글로벌 이미지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의 신성장 전략은 제조업 생산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구식이다. 그 결과 태양광 패널, 리튬이온 배터리, EV 등이 넘쳐나고 있다. 2019년 이후 중국의 제조업 수출은 거의 40% 증가했다. 전기차 수출은 2023년에만 70% 늘었다. 당연히 이는 세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중국과 나머지 세계 간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긍정적 요인 1=금리 하락, 채권 매수 타이밍?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급등했던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이틀간 급등하면서 국채 2년물이 5%, 10년물 4.7%에 달하자 "매수할 만하다"는 월가의 권유가 쏟아졌습니다.

UBS는 "파월 의장이 밝혔듯이 현재 기준금리는 제약적 영역에 있으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수요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Fed는 여전히 비둘기파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대부분 지역의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는 이어질 것이며, Fed는 9월부터 두 차례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우량 채권에 대한 수익률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이고 매력적이며 지금의 금리 상승세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금리 인하가 취소되지 않고 지연되면서 10년물 수익률이 3.85% 정도로 연말을 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파월 의장은 '현재의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필요한 만큼 오래 유지하겠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추가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금리 인하는 연기되었지만 중단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2년물 수익률 5% 이상은 매력적으로 여겨진다"라고 주장했습니다.
ASML 악몽, 반도체 흔들…채권 매수 타이밍?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에버코어 ISI는 다른 이유로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을 점칩니다. 높은 금리로 인해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금리가 급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에버코어는 "우리 예상대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면 인플레이션은 크게 떨어지고 Fed가 정책 방향을 바꾸면서 금리는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3%까지 하락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미 재무부가 실시한 국채 20년물 경매(130억 달러)에는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발행 금리는 4.818%로 결정되어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 4.843%보다 2.5bp나 낮게 결정됐습니다. 응찰률이 2.82배로 2023년 6월 이후 가장 높았고, 해외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수요는 74.7%에 달했습니다. 직접 수요도 16.2%였고 딜러가 인수한 몫은 9.1%에 그쳤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최근 금리 급등으로 인해 채권의 매력이 커진 데다 발행 규모도 130억 달러로 작았다"라고 흥행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발행 금리 4.818%는 지난달 경매 때보다 28bp나 높아진 것입니다.

오후 1시 경매 결과가 나온 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오후 4시 4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6.6bp 내린 4.591%, 2년물은 2.8bp 하락한 4.936%에 거래됐습니다.
ASML 악몽, 반도체 흔들…채권 매수 타이밍?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후 2시 발표된 Fed의 베이지북에서는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세부적으로는 약간 부정적 내용이 많아졌습니다. 전체적으로는 12곳 중 10개 지역에서 소폭(slight) 내지 다소 완만(modest)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는데요. 이는 지난 2월 베이지북에서 8개 지역에서 소폭 내지 다소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진단한 것보다 개선된 것이죠. 하지만 소비 지출에 대해 "전반적으로 거의 증가하지 않았지만, 지역 및 지출 범주 전반에 걸쳐 상당히 섞여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여러 지역에서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계속 높아짐에 따라 재량 지출이 약화하였다고 언급했다"라고 썼습니다. 고용 성장에 대해선 "느리거나 완만하다"라고 기술했습니다. 베이지북은 "또 다른 빈번한 논평은 최근 몇 달간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기업의 능력이 상당히 약화하여 이윤 폭이 줄었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평균적으로 가격 인상이 그리 크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응답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느린 속도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러 지역에서는 연간 임금 증가율이 과거 평균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라고 썼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베이지북의 내용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견고한 경제처럼 들리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베이지북 발표 이후에도 금리 하락세가 유지된 이유입니다.

중립적(긍정적) 요인 1=어닝 호조


어제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유나이티드 항공은 항공편에 대한 강한 수요로 인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사실 유나이티드는 보잉의 항공기 생산 지연으로 가장 피해가 큰 곳입니다. 중동에서 갈등 고조로 인해 수요도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됐죠. 그래서 1분기에 7900만 달러 적자를 냈습니다. 주당 15센트 적자죠. 그러나 이는 월가가 추정한 주당 57센트 적자보다 훨씬 좋습니다. 특히 보잉 787 맥스 운항 정지에 따른 2억 달러 손실이 없었다면 흑자를 냈을 것입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2분기 3.75~4.25달러 이익을 전망했는데요. 월가 추정 3.76달러를 앞지르는 것입니다. 올해 전체로는 주당 9~11달러 이익을 예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가는 6.6% 치솟았습니다. 델타, 아메리칸항공 등 다른 항공 주도 덩달아 올랐고요.

1분기 어닝시즌은 전반적으로 좋은 편입니다. 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어제까지 43개 S&P500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이 중 84%가 월가 추정을 넘는 이익을 공개했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4.5%, 이익은 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고요.

다만 약간 균열 조짐도 있습니다. 항공을 제외한 물류회사 실적이 나쁘게 나오고 있는 것이죠. 트럭 물류회사인 JB헌트는 매출, 이익 모두 월가 추정을 크게 밑돈 뒤 8% 이상 하락했습니다. 같은 업종의 나이트 스위프트 트랜스포테이션도 이익 추정을 맞추지 못하고 4% 내렸습니다. 물류센터 등에 많이 투자한 프롤로지스는 가이던스를 낮춘 뒤 7% 이상 떨어졌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는 "오늘 오전에 발표된 기업들의 약한 실적으로 인해 올해 처음으로 시장이 강력한 이익 성장 내러티브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 같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중립적(긍정적) 요인 2=이스라엘 공격 늦춰지나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장관, 독일 아날레나 베이보크 외무부 장관은 이스라엘을 찾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습니다. 중동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지요. 하지만 네타냐후는 주례 각료회의에서 "그들은 모두 다양한 제안과 충고를 했다. 충고에 감사한다. 하지만 이란 대응 결정은 주체적으로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정보국의 한 전직 관리는 스카이뉴스에 나와 "이란의 핵 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테이블에 있는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강경파인 이스라엘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테헤란을 뒤흔들어서 이란의 향후 공격을 저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15일 보복 공격을 감행하려다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만류에 일단 보류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악시오스는 "보복 공격 자체는 이미 결정됐으며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라고 썼습니다.

하지만 실제 공격은 늦춰지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시내각 내의 네타냐후 총리와 야당 국민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 요하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지도부 3인방 사이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공격 시기와 방법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스라엘 국민 중 74%가 동맹과의 관계를 해친다면 이란에 대한 보복에 반대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유가는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늦춰지자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13% 하락한 배럴당 82.69달러, 브렌트유는 3.03% 내린 배럴당 87.29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데이터에서 지난주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237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어 하락세를 부추겼습니다. 또 존 포데스타 백악관 고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저렴한 휘발유 가격을 보장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며 전략비축유 방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밝힌 것도 유가 하락을 부른 이유 중 하나입니다.

파월 의장 발언으로 투자 심리가 냉각된 가운데, 그나마 금리와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5% 수준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버틸 힘은 없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12%, S&P500 지수는 0.58% 내렸고 나스닥은 1.15%나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4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ASML 악몽, 반도체 흔들…채권 매수 타이밍?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오늘은 하락했지만, 어제 파월 의장 발언 직후 한때 5%를 넘기도 했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작년 9~10월 국채 2년물 수익률이 5%를 넘었을 때는 주식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촉발됐었다"라면서 "S&P500 지수는 2분기에 4600 후반에 걸쳐 있는 200일 이동평균선(DMA)을 시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경기 침체가 없었던 해의 평균 최대 하락 폭인 -13%와 일치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ASML 악몽, 반도체 흔들…채권 매수 타이밍?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내일은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가 있습니다. 대형 기술주 중 첫 발표입니다. 웨드부시의 마이클 파터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의 실적이 작년보다는 올해 투자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가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썼습니다. 작년에는 새로운 프로그램과 영화를 선보인 것 외에도 광고 지원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고, 비밀번호 공유를 단속하고, 구독료를 인상하고, 직원 수와 지출을 줄였으며, 기록적인 신규 가입자를 보고했습니다. 그런 데 따른 수혜가 계속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물론 파터 애널리스트는 "광고 지원 구독 서비스에 따른 구독자 증가가 2025년까지 주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