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주식 시황 전광판이 온통 빨간색으로 칠해진 모습을 방문객이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주식 시황 전광판이 온통 빨간색으로 칠해진 모습을 방문객이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증시의 주도주가 수출주에서 내수주로 바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이 상승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면서다. 엔저 바람을 타고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점도 내수주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4일 도쿄증시에서 일본 최대 백화점 기업인 '이세탄미츠코시 홀딩스'는 전날보다 0.02% 오른 2444엔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로 작년 말 대비 59.3% 급등했다. 이 기간 잡화점 돈키호테로 유명한 '팬 퍼시픽 인터내셔널 홀딩스' 주가도 13.7% 뛰었다.

시장에선 일본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 상승과 외국인 관광객 모멘텀 등을 고려했을 때 일본 관광·소비 관련 내수주를 담으라고 조언한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올해 임금 협상에서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평균 5.8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자 일본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률이 30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일본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실질 임금이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질 임금이 높아지면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높아진다.

또 엔화 약세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것도 내수주에겐 호재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관광객에 이어 일본 내국인 소비가 더해질 수 있는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대표 내수주론 이세탄미츠코시 홀딩스가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명품 소비와 일본 실질 소비 지출 증가로 백화점 매출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를 소유한 팬 퍼시픽 인터내셔널 홀딩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팬 퍼시픽 인터내셔널 홀딩스 돈키호테뿐 아니라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메가 돈키호테' 등 일본 전역에 486개의 점포를 두고 있는데, 오는 6월까지 신규점포를 25개 이상 늘릴 예정이다. 신규점포 출점 속도가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1.5배나 빠르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로 올 들어 10%가량 주가 조정받은 오리엔탈랜드도 일본의 주요 내수 종목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도쿄 디즈니랜드 운영사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인 팰리서캐피탈과 엘리엇이 오리엔탈랜드 대주주인 게이세일철도와 미쓰이부동산을 상대로 일부 지분을 매각하라고 압박하자 오버행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다. 시장에선 오버행 이슈가 끝나면 오리엔탈랜드 주가가 재평가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리엔탈랜드 목표주가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현재 5604엔이다. 향후 12개월간 18%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