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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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검색 엔진 ‘빙’을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정치권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빙이 인권, 민주주의, 기후변화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검색을 제한함으로써 중국 정부의 검열 정책에 협조한다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르코 루비오 연방상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주)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미국 기업의 이러한 규정 준수를 옹호할 수 없다”며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기업은 학살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권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진출하는 모든 미국 기업은 중국 공산당에게 미국을 제압하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4일에도 마크 워너 상원의원(민주당·버지니아주)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빙 검색엔진을 중국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 기업이 중국의 검열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며 “천안문 사태, 신장 위구르 자치구 탄압, 시진핑 주석과 관련한 정치적 발언 등을 검열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미국의 핵심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잇따른 비판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당이 중국 정부와 미국 기업 간 관계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음을 나타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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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빙은 중국에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서양 검색엔진이다. 구글은 2010년 1월 해킹 우려와 중국 당국의 과도한 검열을 이유로 중국에서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야후 역시 2021년 11월 중국에서 사업을 중단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인권, 기후변화, 민주주의, 노벨평화상 등 수천개의 웹사이트와 단어, 문구 등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에 대한 학대를 검색하면 해당 주제에 대한 뉴스 보도가 제외된 결과가 표시된다.

지난해 4월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소 ‘시티즌랩’ 연구원들이 중국 내 검색엔진에서 검열된 키워드 약 50만개를 분석한 결과, 중국 토종 검색엔진 바이두보다 마이크로소프트 빙의 검열 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치적·종교적 주제에 대해서는 빙의 검열이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 결과는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보다 중국 사용자의 인권을 덜 침해한다는 직관에 반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검열 협조 지적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중국판 빙은 중국에서 검열 강도가 가장 낮은 검색엔진”이라며 “중국에서 철수하는 것은 오히려 중국 사람들이 빙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차단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