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 산업에서 두각 드러내는 태국 기업
동남아시아 국가 중 태국은 우수한 농업자원을 바탕으로 음식문화가 발달한 나라다. 똠얌꿍, 팟타이 등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반면 그간 한국의 CJ나 농심처럼 지역 음식문화를 해외에 공산품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초기 단계에 그쳤다. 최근 몇몇 업체가 수출 확장 초입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토케노이(TKN TB)라는 김스낵 업체는 한국에서 김을 수입한 뒤 이를 스낵용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주 원재료인 김은 한국에서 수입하고, 기름이나 조미료 등은 태국의 낮은 원가를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서구 사회에서 김 소비가 늘어난 트렌드 덕도 보고 있다. 미국으로의 김스낵 수출은 지난 5년간 연평균 40% 증가했다. 이 기업은 똠얌꿍맛, 햄버거맛, 김치맛 김스낵을 만드는 등 다양한 맛과 형태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인근 동남아 국가에도 진출하고 있다. 특히 인구가 2억7000만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이 소비재 업체의 주요 타깃이다. 토케노이도 인도네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이 활발하다. 최근 슈퍼마켓 채널 확장, 한류 식품이라는 이미지를 활용한 광고 등을 통해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치탄(ICHI TB)이라는 태국의 음료수 제조업체도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 이 업체는 태국 차 음료 시장 점유율이 40%다. 자국에서 성공을 거둔 차음료 제품을 인도네시아로 수출한다. 시장 진입 초기 단계지만 다변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치탄은 작년엔 탄산수라는 제품을 내놓고 한국어를 제품 전면에 쓰는 등 한류를 마케팅에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이치탄의 신제품 매출은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탄산수는 요구르트, 허니레몬, 멜론 등 여러 가지 향을 첨가해서 제품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다른 동남아 국가 기업과 달리 태국의 소비재 업체는 마케팅이 더 빠르고 과감하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외국 문화를 주저 없이 흡수해서 물건을 판매하는 능력이나 다양한 종류의 제품군을 소비자 입맛에 맞춰 빠르게 시장에 내놓는 능력은 세계적으로 훌륭한 수준이다. 향후 태국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비재 기업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건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