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범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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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데이팅 앱 범블이 1분기 매출 부진을 예상하며 직원 3명 중 1명을 해고할 계획을 밝혔다. 세계 최대 데이팅앱 개발사인 매치그룹도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1분기 매출을 내놓는 등 데이팅 앱 회사들은 성장 둔화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범블이 약 350명에 달하는 인력 감축 계획을 4분기 실적과 함께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범블 직원은 950명 이상이다. 이중 약 770명은 미국 밖에서 일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범블은 구조조정에 최대 약 2500만달러(약 333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누라다 수브라마냠 범블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감원을 통해 연간 약 5500만달러(약 734억3700만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장기적인 성장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제품, 엔지니어링, 안전 및 브랜드 분야에 약 1500만달러를 선택적으로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리디안 존스 신임 CEO 취임 2개월만에 이뤄졌다. 존스 CEO는 인력 감축을 "중요하고 단호한 조치"라 표현하며 재투자 비용으로는 "AI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범블의 4분기 매출은 2억7360만달러로 전년 동기(2억4160만달러) 대비 13.25% 늘었으나 추정치(2억753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손실액은 주당 19센트로 집계됐다. 주당 35센트를 기록했던 전년보다는 손실을 줄였으나 주당 순이익 추정치(12센트)보다 낮은 수치다. 이어 범블은 1분기 매출이 2억6200만달러에서 2억680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널리스트 추정치인 2억7790만달러보다 낮다. 실적 발표 이후 범블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7.81% 하락했다.

범블의 경쟁사이자 세계 최대 데이팅앱 틴더의 모 회사인 매치그룹도 어두운 1분기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매치그룹은 이번 1분기 수익을 8억5000만달러에서 8억6000만달러 사이로 예상했다. 평균 예상치(8억67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8억6620만달러로 예상치인 8억6120만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4분기 유료 사용자 수는 1520만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고 밝혔다.

데이팅 앱은 사용자 유입 및 유료 사용자 전환이 더뎌지며 성장 둔화에 직면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매치그룹 주가는 약 12% 떨어지고 범블 주가는 30% 가까이 하락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