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산 구리 생산량 20년만 최저…가격상승 압박 받나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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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남미 칠레의 지난해 구리 생산량이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3일(현지시간) 칠레구리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칠레 구리 생산량은 525만t 가량으로, 2022년(532만t) 대비 약 1.4% 감소했다. 칠레구리위원회가 관련 공식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생산량 감소는 칠레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구리 업체로 꼽히는 코델코의 생산 부진과 직결돼 있다. 코델코는 지난해 연간 총 142만t(전년 대비 8.3% 감소)의 구리를 생산해 공급했는데,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작년 12월에만 생산량이 2.1% 감소해 약 14만t을 기록했다.
코델코는 지난해 초 "월간 구리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면서 그 원인으로 폭우를 꼽았다. 국지성 폭우로 조업 가능 일수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구리 추출의 핵심 재료인 황산 생산량이 급감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됐다. 코델코의 광산 시설 개선 프로젝트들이 부채 우려와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지연되는 문제도 있다.
또한 작년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였던 LME의 구리 재고도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광물 수급 경쟁으로 중국의 구리 가공 수수료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자 중국의 일부 제련소가 구리 감산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구리 생산량 감소가 전기자동차 제조와 전력망 구축 등에 필수 원자재로 꼽히는 구리의 수요 급증 전망과 맞물림에 따라 가격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구리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불확실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최근 몇 년간 중국 경기 부양책의 상당 부분은 전략적으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두 시장 모두 상당한 양의 구리를 소비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중국 구리 소비의 또 다른 핵심축인 부동산 시장의 난항"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건설 부문은 중국 전체 구리 소비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가격은 연초 대비 4% 가량 하락해 파운드 당 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13일(현지시간) 칠레구리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칠레 구리 생산량은 525만t 가량으로, 2022년(532만t) 대비 약 1.4% 감소했다. 칠레구리위원회가 관련 공식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생산량 감소는 칠레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구리 업체로 꼽히는 코델코의 생산 부진과 직결돼 있다. 코델코는 지난해 연간 총 142만t(전년 대비 8.3% 감소)의 구리를 생산해 공급했는데,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작년 12월에만 생산량이 2.1% 감소해 약 14만t을 기록했다.
코델코는 지난해 초 "월간 구리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면서 그 원인으로 폭우를 꼽았다. 국지성 폭우로 조업 가능 일수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구리 추출의 핵심 재료인 황산 생산량이 급감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됐다. 코델코의 광산 시설 개선 프로젝트들이 부채 우려와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지연되는 문제도 있다.
또한 작년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였던 LME의 구리 재고도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광물 수급 경쟁으로 중국의 구리 가공 수수료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자 중국의 일부 제련소가 구리 감산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구리 생산량 감소가 전기자동차 제조와 전력망 구축 등에 필수 원자재로 꼽히는 구리의 수요 급증 전망과 맞물림에 따라 가격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구리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불확실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최근 몇 년간 중국 경기 부양책의 상당 부분은 전략적으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두 시장 모두 상당한 양의 구리를 소비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중국 구리 소비의 또 다른 핵심축인 부동산 시장의 난항"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건설 부문은 중국 전체 구리 소비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가격은 연초 대비 4% 가량 하락해 파운드 당 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