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해냈다…업계 상위 1% '깜짝 성적표'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사진)의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경쟁사를 능가하는 성적을 거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펀드평가사 모닝스타 자료를 인용, ‘아크이노베이션ETF’(티커명 ARKK)가 작년 한 해 동안 6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종업계 상위 1%에 드는 실적이다.

ARRK는 2020년 테슬라 주가 급등과 함께 수익률이 150%로 치솟았다가 2021년 –23%, 2022년 –67% 주저앉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긴축 페달을 밟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렸다. 급격한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고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

우드 최고경영자(CEO)는 FT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하던) 2021~2022년에 분명히 노력했고,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통신주 부진으로 나스닥지수보다 수익률이 낮았던 그때의 상황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제 혁신이 시작됐고, 황금기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ARRK는 아크인베스트먼트의 대표 상품이다. 2014년 10월부터 거래되기 시작해 순자산 규모는 93억4100만달러(약 12조5000억원)로 늘어났다.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비중 8.36%), 스트리밍 기업 로쿠(7.82%), 화상회의 서비스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즈(7.31%), 전기차 기업 테슬라(7.24%), 사무업무 자동화 전문업체 유아이패스(UiPath·6.60%) 등 신기술 관련 종목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크다.

다만 ARRK는 이달 10% 넘게 하락했다. 글로벌 전기차 업황 전망이 악화하면서 테슬라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다.

로비 그린골드 모닝스타 전략가는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충분한 범위의 시나리오를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예측에 기반한 투자를 단행해 오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회사가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마저도 너무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모닝스타는 ARRK를 별 1개짜리 펀드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동종 펀드 내에서도 최상위권 또는 최하위권에 머물러 수익이 안정적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모닝스타는 1년 이상의 운용 성과가 있는 펀드를 대상으로 위험조정수익률(MRAR) 지표를 이용해 등급을 부여하는데, 별 개수가 많을수록 위험조정수익이 높다는 의미다. 최고 등급은 별 5개다.

2021년 초부터 2023년 말까지 ARRK에는 71억달러(약 9조5000억원) 이상이 순유입됐다. 다만 유입 흐름은 2021년 초에 집중됐다. 2021년 3월 이후 약 90억달러가 유출됐다. 지난해에는 4억7000만달러가량이 ARRK에서 빠져나갔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