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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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16.1.png)
S&P500 지수는 22일(미 동부시간)에도 상승해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다우 지수는 처음으로 38000을 넘어섰고요. 다만 시장 분위기는 지난 금요일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지난주는 매그니피선트(magnificent 7, M7)이라고 불리는 빅테크 기술주가 시장을 이끌었지만, 오늘은 최근 부진했던 소형주가 전면에 나섰습니다. 테슬라는 하락 추세를 이어가면서 월가에선 이제 M7을 테슬라를 뺀 '슈퍼 6'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꼽힙니다.
먼저 인공지능(AI) 수혜를 중심으로 기술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가 커진 것입니다. 지난주 목요일 TSMC는 2024년 매출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혀 AI 열풍을 되살렸습니다. 또 같은 날 컴퓨터 서버 제조업체인 슈퍼마이크로(Supermicro)는 12월 분기 매출 전망치를 기존 28억 달러에서 약 36억 달러로 높였죠. AI로 인해 컴퓨팅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20.1.jpg)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는 1월 18일로 끝나는 주에 두 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미국 기술주를 매수했습니다. 헤지펀드는 올해 첫 주 즉 1월 6일까지만 해도 미국 기술주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었는데 돌아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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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23.1.png)
![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24.1.jpg)
![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26.1.jpg)
블룸버그가 지난 15~19일 실시한 마켓라이브펄스(MLIV) 설문조사를 보면 설문에 응한 440명의 투자자 가운데 66.4%가 '가장 어리석은 트레이드'로 중앙은행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들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20.5%가 달러 공매도를 들었고요. 'Fed가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보다 천천히 내릴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37.1.png)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그동안 Fed의 금리 인하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올해 일본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진국에서 통화 정책에 큰 전환을 보게 될 것이며 미국도 3월이 될지 그 다음 달일지는 확실치 않지만, 금리 인하뿐 아니라 양적 긴축(QT) 규모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갑자기 인플레이션이 크게 재가속되지만 않는다면 통화 정책 완화의 큰 그림은 유지될 것이고 시기나 인하 폭 등은 단순한 세부사항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26일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발표되는데요. 월가는 이 수치가 다시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둔화하고 있다는 믿음을 줄 것으로 봅니다. 골드만삭스는 "근원 PCE 물가가 12월까지 6개월 연율로 환산해 1.9%에 그칠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는 Fed가 곧, 아마도 3월부터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는 "최근 근원 PCE 물가 추세가 계속된다면 Fed의 기준금리는 3%를 향하게 될 것"이라면서 "Fed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아주 타당한 이유를 내놓지 않은 한 경제를 불필요하게 압박하는 것을 피하고자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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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39.1.png)
오늘 M7은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애플은 비전프로가 예상보다 잘 팔리고 있다는 분석에 1.2% 올랐습니다. 애플에 정통한 대만의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전프로가 예약판매 사흘 만에 16만∼18만대 팔렸다고 추정했습니다. 자신이 예상한 6만∼8만 대를 2배 이상 웃돈다는 것이죠. 다만 그는 "초기 이후에는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2.38% 급락했습니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가 목표주가를 기존 380달러에서 345달러로 낮춘 게 영향을 줬습니다. 그는 "글로벌 EV 모멘텀은 정체되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과잉"이라며 "테슬라가 수요일 늦게 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2024년 판매량과 수익성 전망은 그다지 대단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라고 썼습니다. 조나스는 "글로벌 EV 시장의 부정적 발전은 단기적으로 테슬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급등해온 AMD의 중가는 오늘 3.13% 하락했습니다. 노스랜드 캐피털의 거스 리처드 애널리스트는 "AI 칩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여기서부터 AMD 주가가 어디로 갈지 확신할 수 없다"라면서 "투자등급을 '어떻게 알겠냐'(a heck if we know) 등급으로 하향 조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보유 등급이라고 덧붙였고요.
경기 연착륙 희망이 커지는 가운데 다우존스 운송 평균지수(DJT)는 2.2% 상승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운송지수는 종종 경제의 선행 지표로 간주됩니다. 올해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JB헌트는 4.46% 치솟으며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UBS는 JB헌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높이면서 화물 주기가 강해지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 테슬라 주가에서 보듯 실적에 관심이 큽니다. 오늘 기술주 주가 상승세가 느려진 것은 이번 주 기술주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것과 관련 있을 것입니다.
록펠러 패밀리 오피스의 셰릴 영 자문은 CNBC 인터뷰에서 "오늘도 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완벽함을 가격에 책정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이 약간 늘어났다. 여기에 어떤 충격이 가해진다면 상당히 큰 후퇴가 발생할 수 있다. 저는 여전히 M7 주식 대부분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약간의 헤지를 추가하고 있다. 기술주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데 잘 지켜봐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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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셋에 따르면 4분기 어닝시즌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지난주까지 S&P500 기업 중 10%가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62%가 주당순이익(EPS)을 추정치보다 높게 보고했는데, 이는 5년 평균 77%보다 낮고 10년 평균 74%보다 낮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업들은 추정치보다 18.1% 적은 이익을 보고했습니다. 5년 평균(+8.5%), 10년 평균(+6.7%)보다 훨씬 나쁩니다.
그러나 이는 지방은행 등 금융사 탓입니다. 기술주가 실적 발표를 시작하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에드워드 존스는 "부진한 어닝시즌은 부분적으로 금융 및 에너지 부문의 부정적 서프라이즈로 인해 발생했다. 2024년 이익 추정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우리는 2024년 주당순이익(EPS)은 5~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시장 추정치보다 약간 낮지만, 여전히 주식 시장의 강세를 뒷받침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지난 3개월 동안 월가는 M7 주식 중 5개에 대해 4분기 및 2024년 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 M7 전체로 봐도 각각 6.7%와 4.9% 상향 조정됐다. 이는 S&P500 기업 전체(-7.1%, -1.3%)보다 상당히 나은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M7 주식 중 4분기, 올해 EPS 추정치가 지난 3개월 동안 하향조정된 곳은 테슬라(-1.3%, -6.7%)와 알파벳(-0.6%, -0.6%)입니다. 테슬라와 관련 CNBC의 짐 크레이머 주식평론가는 "테슬라를 빼고 '슈퍼 6'이라고 불러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44.1.png)
![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41.1.png)
UBS의 솔리타 마르셀리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말 5000이라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를 고려할 때 S&P500 지수는 한 자릿수 중반 상승을 기대한다. 물론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훨씬 강할 경우 더 많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미국 주식에 대한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지만 새 포지션을 추가하려는 투자자에게는 앞으로 더 나은 진입점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 지금 지수 수준에서 더 제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식 선택이 2024년의 핵심 테마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관론자'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지난 몇 주 동안 2024년 전망에 대해 많은 고객과 대화했다. 중요한 점은 올해가 어떻게 진행될지 확신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채권과 주식 모두에서 역사상 가장 큰 랠리가 나타난 뒤여서 다음 테마가 나타나기 전에 시장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관점에서는 크게 오른 자산 가격을 제외하면 3개월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데이터를 보면 경기 사이클은 후기에 있고 Fed는 올해 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고품질 자산이 수익률이 낫다. 2023년 마지막 2개월 동안 품질이 낮은 경기순환 주가 더 나은 성과를 냈지만, 이는 경기 사이클이 완전히 재설정되면서 나타난 지속 가능한 변화라기보다는 주로 숏커버링 및 연말 수익률 확보를 위한 추격 매수에 따른 것이었다. 그래서 2024년 들어서자 2023년 뒤처진 주식들은 다시 뒤처지고 승자는 다시 오르고 있다. 확신이 없다면 확률이 가장 높은 승자를 선택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주말 사이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포기를 선언하면서 이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UN대사가 남았습니다. 내일 뉴햄프셔주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 선거가 중요합니다. 트럼프가 압도적 지지를 얻는다면 판세는 거의 굳어집니다. 그러나 헤일리가 트럼프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인다면 새로운 바람이 불 수 있습니다. 뉴햄프셔주의 여론조사를 보면 헤일리는 뉴햄프셔에서 트럼프보다 약 15% 뒤처졌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2024년은 대선이 열리는 해인데, 투자자들이 선거에 대한 3가지 잘못된 관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① 선거가 있는 해에는 주식이 좋지 않다?
=1928년부터 데이터를 보면 선거가 있는 해 주식은 평균 7.5% 수익률을 보인 반면, 선거가 없는 해에는 8%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약간 약하지만, 여전히 견고합니다. 다만 선거 연도는 대부분 해보다 변동성이 더 큰 경향이 있으며, 특히 투표일을 앞두고 더 그랬습니다. 1980년 이후 선거 연도에는 연간 최대 하락률이 평균 17%였지만, 선거가 없는 해에는 13%에 그쳤습니다. 대선 결과가 나오면 이러한 불확실성은 사라지고 주가는 명확성을 바탕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42.1.png)
=선거 결과는 시장보다는 근본적인 거시경제 배경과 더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팬데믹 때 시장은 급등했지만, 거시경제 배경은 좋지 않았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늦춰진 금리 인하? 월가 "신경 안 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644643.1.png)
=1950년대부터 찾아보면 선거가 있던 해 가운데 Fed가 금리를 조정하지 않은 해는 2012년이 유일했습니다. 그리고 인하한 해(6차례)보다 올린 해(10차례)가 더 많았습니다. 이는 통화 정책에서는 정치보다는 경제가 운전석에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올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