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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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보유한 독일 미디어그룹 악셀슈프링거와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공지능(AI)이 미디어 콘텐츠를 무단 학습한다는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체결된 이 계약은 AI개발사와 언론사 관계에 대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두 회사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이같은 계약 내용을 공개했다. 오픈AI는 악셀슈프링거의 콘텐츠를 이용해 챗GPT 등 자사 AI를 훈련하고 답변할 수 있게 됐다. 악셀슈프링거는 폴리티코와 경제전문 인터넷신문인 비즈니스인사이더,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 등을 보유한 베를린 소재 미디어 그룹이다.

악셀슈프링거가 받는 사용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3년 계약을 통해 악셀슈프링거가 수천만 유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독점 계약이 아니어서 악셀슈프링거는 다른 AI개발사와도 콘텐츠 사용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두 회사는 챗GPT가 악셀슈프링거의 출판물을 활용해 사용자 질문에 답변할 경우, 질문 아래에 원문 링크를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픈AI는 콘텐츠 무단사용과 관련한 법적 분쟁에 휘말린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6월 오픈AI는 익명의 개인들로 구성된 단체로부터 "약 3000억개 단어를 무단으로 긁어모았다"라는 혐의로 집단소송을 당했다. 원고 측은 손해배상액을 30억달러(약 3조9500억원)로 추산했다.

이후 오픈AI는 지난 7월 세계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AP통신과 자체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AP가 가진 문헌 자료를 챗GPT 훈련 및 답변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AP가 생산한 콘텐츠는 이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사는 생성AI 개발사와의 협력을 경계하고 있다. 라디오 프랑스는 지난 8월 데이터 무단 수집에 대한 우려로 자사 콘텐츠에 대한 오픈AI의 접근을 차단했다. 프랑스 르 피가로는 생성AI를 기사 작성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