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고용에도 4600 돌파…다음주 매일 '빅 이벤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2월 8일 금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36%, S&P500 +0.41%, 나스닥 +0.45%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28%(+9.9bp), 2년물 4.723%(+14.3bp)

8일(미 동부시간) 아침 8시 30분 미국의 11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데이터는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조금씩 강했습니다. 노동 시장이 꺾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으며, 내년 연착륙 시나리오가 유효함을 나타냈습니다. 그런 만큼 시장이 기대해온 미 중앙은행(Fed)의 내년 초 기준금리 인하 시나리오에는 그다지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강한 고용에도 4600 돌파…다음주 매일 '빅 이벤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1월 신규고용은 19만9000개 증가해 예상 18만6000개, 10월 15만 개를 웃돌았습니다. 다만 지난 9~10월 두 달간의 데이터는 3만5000개 하향 조정됐습니다.

미국자동차노조(UAW) 파업 종료로 자동차 업종에서 3만 개 일자리가, 할리우드 파업 종료로 영화 업종에서 1만7000개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즉 대규모 파업이 끝나면서 11월에 신규고용 4만7000개가 더해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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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은 3.7%로 4개월 내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신규고용은 기업조사를 통해 집계되지만, 실업률은 가계조사를 통해 산출됩니다. 지난 10월 가계조사에서는 취업자가 35만 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는데, 11월 74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실업률이 낮아진 것이죠. 10월 가계조사에 약간 오류가 있었다고 보면 이번에 정상화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노동 시장에 참가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경제활동 참여율이 이번 사이클 최고인 62.8%까지 높아진 덕분에 실업률이 그나마 덜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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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임금은 전달보다 0.35% 높아져 예상 0.3%, 10월 0.2%보다 더 높았고요. 전년 대비로는 4.0%로 예상과 같았습니다. 또 주당 노동시간도 34.4시간으로 0.1시간 증가했습니다. 임금이 오르고 노동시간도 늘어났다는 건 노동 수요가 강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건 근로자들의 소득이 증가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소비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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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데이터가 나온 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은 10bp 안팎 올랐고요. 주가지수 선물은 소폭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또 달러 가치는 뛰었습니다. 일본의 3분기 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7% 감소했다는 소식에 엔화가 하락세로 접어든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강한 고용에도 4600 돌파…다음주 매일 '빅 이벤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 보고서는 침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줬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반적으로 좋은 보고서다. 지난 석 달간 신규고용은 매월 평균 20만4000개 증가했는데, 이는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수준 이상이다. 게다가 임금 상승도 이어지고 노동시간도 증가했다. 이는 계속되는 소비를 지원한다. 모든 데이터가 경제활동은 느려지겠지만 사고(침체)는 면할 것이란 우리 예측에 부합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누군가 경기 침체를 얘기한다면 머리를 검사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다음주 12~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즉각 영향을 미칠 텐데요.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하면서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둔화는 상품 분야의 디플레이션 덕분이며, 오늘 고용보고서를 보면 서비스 분야의 디스인플레이션은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쉬운 (상품) 인플레이션 둔화는 이제 우리 뒤에 있고 서비스 측면의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은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떨어질지에 대한 논쟁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젠버그는 "하나의 데이터이긴 하지만 오늘 고용보고서로 인해 Fed의 금리 인하 베팅에 대한 열기는 약간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전략가는 "11월 고용보고서는 과도한 것처럼 보였던 시장의 내년 3월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다. 또 Fed 인사들이 다음주 새로운 경제전망요약(SEP)에서 2024년 기준금리 인하 추정치를 줄이도록 만들 것이다. Fed는 지속적 물가 안정을 위해 성장을 잠재성장률 이하로 낮추려는 욕구가 있으며, 더 이상의 금융여건 완화를 막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그래서 금리 인하를 더 늦출 것 같다. 우리는 내년 4~5번 금리 인하를 가격에 책정한 시장과 달리 Fed가 SEP와 점도표를 통해 내년 2번 만 인하할 뜻을 시사할 것으로 보며, 장기 중립금리를 약간 높일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오늘 고용보고서는 다음주 FOMC 회의에서 파월 의장을 매파적일 수밖에 없게 만든다"라고 지적했습니다. UBS는 "다음주 파월 의장의 메시지에는 노동 시장의 지속적 강세, 임금의 지속적 상승, 인플레이션의 지속 등이 언급되어야 할 것이다. 또 11월 FOMC 이후 수익률 하락은 높은 금리가 긴축의 한 축이라는 기존 주장을 약화시킨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금리는 당분간 제약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목표를 훨씬 웃돌고 있다' 'Fed는 추세 이하의 성장을 봐야 한다'라고 말할 것이고, 이는 이른 인하를 기대해온 시장에게 꽤 매파적으로 들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웰스파고는 "11월에 새 일자리가 19만9000개가 생겼다. 대형 파업으로 인해 약간 소음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개월 동안 평균 신규고용은 매달 20만4000개에 달한다. 그러나 11월의 긍정적 월간 지표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장은 확실히 냉각되고 있다. 임금 증가율이 둔화하고 노동 이직률도 감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전망 개선 및 노동 시장의 점진적 둔화는 FOMC에 균형 잡힌 위험을 제시한다. 우리는 이러한 두 가지 추세가 지속하면 FOMC가 내년 여름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 오늘 새벽만 해도 60%를 넘었던 내년 3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40% 중반으로 내려갔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75%를 넘었었지요. 투자자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3월에서 5월로 늦췄고, 내년 인하 폭도 120bp에서 105bp 수준으로 떨어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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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11월 고용보고서가 겉으로 보이는 만큼 강하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먼저 파업 종료로 생긴 4만7000개 일자리를 제외하면 15만 개 수준으로 신규고용 감소 추세가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11월 신규고용에는 파업에서 돌아온 4만7000명의 근로자가 포함되어 있다. 또 4만9000개는 정부 일자리였고 역시 경기와 관계없는 7만7000개의 의료 부문 일자리를 빼면 경기와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는 그다지 많지 않다. 성장이 둔화하고 더 느려지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도 지난 석 달 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3.4%로 이미 Fed의 물가 목표 2%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이라는 것이죠. 모닝스타의 프레스턴 칼드웰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상승률 3.5%는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2%와 일치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전 10시에 발표된 미시간대 12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는 모든 데이터가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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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2월 심리지수는 69.4로 11월 61.3보다 큰 폭으로 뛰어올랐습니다. 예상 62.4도 크게 넘었습니다.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 지수는 66.4로 전월 56.8보다 상승했고, 현재 여건 지수도 74.0으로 직전 달 68.3보다 올랐습니다.

게다가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은 뚝 떨어졌습니다. 1년(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3.1%로 지난 11월의 4.5%보다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것입니다. 전월 대비 1.4%포인트 하락은 200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이기도 하고요. 물론 아직 팬데믹 이전보다는 높지만요. 5년(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2.8%로 11월 3.2%보다 확 내려갔습니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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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대의 조앤 수 교수는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지난 몇 달 동안보다 경제에 대해 더 자신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노동 시장이 다소 약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조사 기간 휘발유 가격이 하락해서 심리가 강화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는 예비 데이터이므로 2주 후 최종 데이터 발표 때 수정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11월 고용 발표 이후 금리가 치솟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3%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미시간대 지수가 발표된 뒤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소비자 자신감이 커지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진다는 것은 연착륙 확률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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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우 지수는 0.36%, S&P500 지수는 0.41% 올랐고 나스닥은 0.45% 상승했습니다. 기술주, 금융주, 에너지주, 산업주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알파벳의 경우 생성 AI 제미나이의 데모 영상을 만들면서 원래보다 응답 속도를 높였다는 지적에 1.31%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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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채권시장의 금리는 종일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오후 4시 4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9.9bp 오른 4.228%에 거래됐고, 2년물은 14.3bp 상승한 4.723%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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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는 온갖 중요한 이벤트와 발표가 몰려있는 블록버스터 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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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올해 마지막 FOMC 회의가 12~13일에 열립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준금리는 동결해 5.25~5.5%로 유지한다. 정책 성명서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점도표에서 2024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지난 9월 5.125%에서 4.875%(내년 두 번 인하)로 낮춘다. 또 경제전망요약(SEP)에서는 성장,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욱 고무적 전망을 제시한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FOMC 참가자 대부분이 앞으로 몇 달 안에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시장 기대를 부추기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도 경제전망 수정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에 근원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점도표의 점들은 어느 정도 낮게 찍힐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ING는 "핵심은 개별 Fed 위원들이 예측이 나타날 점도표에서 대규모 금리 인하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얼마나 뒷받침할 것인가이다. 우리는 많은 반발이 있을 것으로 의심한다. 우리는 Fed가 결국 좀 더 비둘기파적으로 전환하리라 생각하지만, 이는 2024년 1분기 후반이 되어서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오늘 고용보고서는 Fed가 내년에 금리 인하로 빠르게 전환할 것이라는 시각에 도전한다. 낮은 실업률, 일자리 증가 둔화, 인플레이션 완화는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냉각되는 소위 연착륙과 일치한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주 '금리 인상을 완료했다고 자신 있게 결론을 내리거나 금리 인하를 추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는데, 다음주 이런 가이던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썼습니다.

여기엔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FOMC 첫날인 12일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CPI)입니다. 11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과 변동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연간으로는 3.1% 상승해 10월(3.2%)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한 달 전보다 0.3% 올라 10월(0.20%)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우리는 다시 한번 시장이 (금리 인하 예측에서) 앞서 나갔다고 본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보다 여전히 높고 더 경직적이다. 에너지 하락과 강력한 기저 효과가 사라지면서 내년 초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더 높고/더 경직될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도 금리 동결 전망은 유지될 것입니다. 하지만 점도표와 SEP에는 영향을 주겠지요.

FOMC 회의 결과 발표 직전인 13일 아침에는 11월 생산자물가(PPI)가 나옵니다. 월가는 전월과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14일 11월 소매판매, 15일에는 11월 산업생산이 나옵니다. 월가는 1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1% 감소했을 것으로 봅니다.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카드 구매는 7.4% 감소했습니다.

다음주 월요일에는 미 국채 3년물과 10년물, 화요일에는 30년물 국채 경매가 있습니다. 장기 국채가 주로 팔리는 데다, 최근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만큼 얼마나 잘 소화될지 시장은 주시하고 있습니다. 삭소뱅크는 "투자자들은 1월 말로 예정된 재무부의 새로운 분기발행계획(QRA)을 고려해 듀레이션 위험을 신중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재무부 차입 자문위원회(TBAC)는 이미 내년 1분기 만기 전반에 걸쳐 발행을 500억 달러씩 늘릴 것을 권장했다. 가장 많이 증가할 만기물은 2년, 5년, 10년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