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 "사우디, 내년 원유 증산 통한 점유율 확대 나설 수도"
하이투자증권은 7일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부터 원유 증산을 통한 점유율 확대 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전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이같이 예상했다.

그 근거로 그는 사우디 감산 정책의 유가 상승 견인력이 약화한 데다 사우디 경제와 재정 상황으로는 감산 정책 지속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는 점을 들었다.

그는 "지난해 말 대비 사우디의 원유 생산은 약 일 143만 배럴 줄었지만, OPEC(석유수출국기구) 전체 원유생산은 같은 기간 일 113만 배럴 주는 데 그쳤다"며 "사실상 사우디를 제외하고 여타 OPEC 국가는 증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가 내년에 원유 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가 "사우디 감산 정책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군다나 "사우디가 각종 대형 재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재정지출이 증가하는 국면에서 재정수입 중심에 있는 석유 관련 재정 수입액은 감산 여파로 오히려 주는 추세"라며 "현 유가 생산과 유가 수준을 사우디 경제가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시나리오지만, 사우디가 미국 내 원유 생산을 주도하는 셰일 업체를 압박하기 위해 증산을 통한 유가 하락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확전 우려 등 변수가 있지만 "사우디가 증산으로 원유생산 정책을 피봇(방향 전환)할지는 내년 1분기 중 판가름 날 듯하다"며 "사우디가 증산 정책으로 선회한다면 이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기대감을 더욱 확산시키는 동시에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연착륙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