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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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선물, 45년 만에 최고치
코트디부아르 등 기상악화로 생산량 급감
1년새 60% 급등…톤당 3900달러 육박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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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글로벌 공급 부족 우려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3900달러에 육박하면서 45년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3일 런던ICE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12월물)가격은 톤당 3898달러였다. 이는 한달새 13.61%, 지난 1년새 60%가량 급등한 수치다. 주요 생산국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기상악화로 생산량이 줄면서 올들어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프라이스퓨처 그룹의 선물시장 분석가 잭 스코빌은 "서아프리카 지역의 많은 비로 수확이 지연되고, 질병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재배국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이번시즌 생산량 감소로 전 세계 코코아 공급부족이 나타날 전망이다.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은 지난달 1~29일 작년 동기 대비 23.6% 감소한 22만5698톤의 코코아를 항구로 선적했다. 또한 ICE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항구의 코코아 재고는 지난 4개월 동안 꾸준히 감소해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코트디부아르 등 생산량 급감…코코아 가격 45년 만에 최고치 [원자재 포커스]
이같은 코코아 가격 급등은 전 세계 코코아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 미국제과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북미 코코아 분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급감한 9만7881톤으로 집계됐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네슬레, 허쉬 등의 초콜릿업체는 가격이 급등한 코코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초콜릿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코아 가격 급등으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내년도 허쉬 수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쇼콜라티에 목표 주가를 210달러에서 20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주요 코코아 거래업체들은 가격 급등과 함께 새롭게 의무화된 추적 시스템 도입을 두고 주요 생산국과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해당 시스템 비용을 누가 부담할 지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주요 재배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구매를 보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상위 3대 구매업체인 카길, 올람 인터내셔널 등은 4~9월 중간 수확은 물론 2024~25년 수확에 대한 선도 판매를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