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 역대 최대 금 매입…전쟁준비냐 탈(脫)달러냐 [원자재 포커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 금값 고공행진
달러화의 대안으로 금모으는 중국


금값이 이번주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연 5%에 육박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금값 강세의 이면엔 전세계의 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중국 정부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세계금위원회(World Gold Council)의 보고서를 인용해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전년 대비 14% 증가한 800t의 금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올해 가장 많은 181t의 금괴를 사들여 금 보유량을 외환 보유고의 4%까지 끌어올렸다. 11개월 연속으로 금을 사들이며 최대 금 구매국으로 떠올랐다. FT는 중국과 러시아 등은 중앙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에 보고하는 금 매입량에 비해 실제로는 더 많은 금괴를 사들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 중앙은행(Fed)가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3분기 금 상장지수펀드(ETF)에서 80억달러가 유츌되는 등 선진국의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금값은 강세다. 지난해 미국이 러시아 제재 수단으로 달러화를 사용한 후 중국 등 미국에 적대적이거나 중립적인 국가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나 국지도발사태 등이 벌어졌을 때 미국의 제재하는 것에 대비하는 조치다.

중국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물가가 치솟고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