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유럽 최강국' 독일의 위기…부동산 개발사들 줄줄이 파산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에너지 효율성 기준 강화에 신규 건설 수요↓
    대형 부동산 개발사들 잇단 파산 신청

    독일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 과도한 긴축(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건축 자재값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독일 정부가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새 건물에 에너지 효율성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게 신규 개발 수요 둔화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의 모리츠 슐라릭 소장은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독일은 10~15년에 걸친 부동산 호황의 끝자락에 있다"며 "이제 부동산 금융 사이클은 날마다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파산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독일 부동산 개발사들은 금리 상승과 건축 자재 가격 상승, 노동력 부족, 신규 개발 수요 둔화 등 잇단 악재로 인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슐라릭 소장은 "기존의 자금조달 모델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뒤셀도르프에 본사를 둔 게르히와 센트룸그룹 개발파트너, 뮌헨의 유로보덴, 뉘른베르크의 프로젝트이모빌리엔 그룹 등 지난 몇 주 사이에만 독일의 여러 개발업체가 파산 신청을 했다. 보노비아, 어라운드타운 등 대형 임대업체들은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취임 당시 연간 40만 채의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하지만 독일 주택 공급량은 작년에 총 29만5300채에 그쳤고, 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건설 허가를 받은 아파트 공급량은 작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13만5200 채에 불과했다.

    독일 싱크탱크 Ifo연구소에 따르면 7월 설문조사에서 건설사의 40.3%가 수주 부족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18.9%는 프로젝트가 취소됐다고 답했고, 10.5%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클레멘스 푸에스트 Ifo 소장은 "금리가 너무 빨리 상승하면서 많은 프로젝트가 수익성이 없어졌고, 주거용 주택에 대한 수요는 붕괴됐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주 베를린 외곽의 영빈관 슐로스메세베르크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정부 워크숍에서 연간 70억유로 규모의 법인세 감면 패키지를 통과시키면서 부동산 부문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독일 건설업체의 투자 비용에 관한 감가상각 규칙 완화 등이 포함됐다. 클라라 게이비츠 건축부 장관은 "이번 조치를 통해 독일의 주택 건설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부동산주택회사협회인 BFW의 더크 살레브스키 대표는 "이 규칙 개정은 바다에 물방울 하나 떨어트린 꼴"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건설산업중앙연맹인 HDB의 팀 올리버 뮐러도 "유동성 부족이라는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며 "주택 구매자를 위한 저금리 대출 확대, 신축 건물에 적용되는 엄격한 에너지 효율성 기준 완화, 공공 소유 주택 조합에 대한 투자 허용 등을 통해 중단된 건설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슐라릭 소장은 "정부가 독일의 취약한 경제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될 대규모 주택 건설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개발업체는 향후 몇 년 동안 주택 건설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부문이 주택 건설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김리안 기자
    한국경제 김리안 기자입니다.

    ADVERTISEMENT

    1. 1

      태국 총리도 언급한 '온라인 스캠'…"국경 넘어 협력해야" [APEC 2025]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30일 "온라인 스캠(scam·신용 사기)과 사이버 범죄가 만연하고 있다"며 "강력한 지역적,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아누틴 총리는 이날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 특별세션에서 "오늘날 경제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디지털 분야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강화돼야 한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나아가 "디지털 시대 안보는 집단적 보호 능력과 같다"면서 "국경을 넘어 사법당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최근 태국은 캄보디아와 교전을 멈추면서 온라인 스캠 근절, 병력과 중화기 철수, 외교 채널 복원 등 내용의 평화협정에 합의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한국인 대학생 사망 사건을 계기로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국제 범죄 조직의 온라인 스캠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아누틴 총리는 "태국은 비즈니스가 쉽고 규범은 명확하고 투명하며, 법은 정의롭고 공평한 동시에 신뢰가 깊은 국가가 되고자 노력 중"이라며 203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목표를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화된 정부를 위해 제도적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료주의적 지연을 줄이고 개방형 데이터를 촉진하는 한편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태국의 미래 산업 육성 노력에 대해서도 짚었다. 최근 태국은 테슬라, 폭스콘, 비야디 등 글로벌 업체와 협력해 자국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아누틴 총리는 "태국은 최첨단 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이를 통해 태국이 차세대 산업화의 첨단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

    2. 2

      희토류·관세 주고받았다…美中 '무역 휴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후 9개월가량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이 일단 멈췄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100분간 만났다. 두 정상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는 대신 미국은 중국의 펜타닐(합성마약) 유통 책임을 이유로 부과한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 후 미국으로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희토류는 전부 해결됐다”고 말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우리는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에 집중했으며 중국은 희토류 공급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엄청난 양의 (미국산) 대두와 여러 농산물을 즉시 사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이 펜타닐 문제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펜타닐 관세를 즉시 10%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55%에서 45%(펜타닐 관세 10%+기본관세 10%+트럼프 재집권 전 관세 25%)로 낮아진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나 워싱턴DC를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거의 모든 것에서 합의했다”고 자평했다. 시 주석은 “(미·중 양국이) 상호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4개월 만이다. 두

    3. 3

      AI 붐 올라타더니…알파벳·MS·메타 모두 웃었다

      메타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가 일제히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붐’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데이터센터·서버 등 AI 관련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 ◇ 구글, 올 설비투자 계획 상향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9일(현지시간) 실적 보고서를 공개하고 지난 3분기 1023억5000만달러(약 146조원)의 매출과 349억80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16% 늘어났다. 주당순이익(EPS)은 2.87달러를 기록했다.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클라우드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152억달러를 기록했다. 알파벳은 “클라우드 부문에서 주문을 받고 아직 공급하지 못한 수주잔액이 분기 말 기준 155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광고 수익도 AI 기능 도입으로 증가했다. 광고 매출은 작년보다 15% 증가한 566억달러로 시장 예상치(550억달러)를 웃돌았다. AI가 광고 문구 생성, 타기팅, 입찰 자동화 등을 맡고 실시간 데이터 분석으로 광고 효율을 높여준 덕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눈여겨볼 점은 올해 전체 구글의 설비투자(CAPEX)를 910억~930억달러로 기존 예상치(750억달러)보다 상향 조정한 점이다. “서버 공급 시기가 빨라졌고, 클라우드 고객 수요 충족을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이 필요하다”고 구글 경영진은 설명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기준 136억달러 자사주를 매입했고, 25억달러 규모 배당금도 지급했다”며 주주환원이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 MS “2년 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