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가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독점적으로 구축한 방산 플랫폼이 시장에서 꾸준히 수요를 창출해내고 있다는 근거에서다. 이 회사 주가는 이미 올해 들어 세 배 가까이 뛰었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방송 등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7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4억7300만달러)보다 13% 증가한 5억33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5억3240만달러)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미국 특수작전사령부와 4억6300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이 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 전체 매출의 57%가 국가기관과의 계약에서 나온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800만달러(주당 1센트)로, 전년 동기(1억7900만달러 순손실‧주당 9센트) 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분기 기준으로 처음 흑자를 낸 뒤 3개 분기 연속 같은 흐름이 유지됐다. 주당순이익(EPS)도 5센트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와 일치했다.

이 회사는 3분기 매출에 대한 가이던스를 5억5300만~5억5700만달러로 제시했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하면 전년보다 16% 증가할 거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치(5억5200만달러)도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연간 매출액의 경우 22억1200만달러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22억900만달러를 예상했다.
최근 6개월간 팔란티어 주가 흐름
최근 6개월간 팔란티어 주가 흐름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AI플랫폼(AIP)을 상용화할 기회를 찾고 있다”며 “지난 4월 출시된 AIP는 현재 100개가 넘는 기업에서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300개 이상의 기업과 (판매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파운드리, 고담, 아폴로 등으로 대표되는 팔란티어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미 정부 기관과 방산 기업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프 CEO는 블룸버그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우리에겐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될 기회가 있다”며 “AI 제품에 관한 수요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의 상용화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변화시킬 것이며, 유일무이한 기술력을 갖춘 팔란티어가 이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도 말했다.

회사 측은 올해가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내는 첫해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카프 CEO는 “4개 분기 누적 흑자를 예상한다”며 “11월 초 3분기 재무 실적이 발표된 직후에는 S&P500지수에 포함될 자격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팔란티어는 이날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다만 시장에선 다소 부진한 실적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리시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AI 수혜주’로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실망스러운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날 팔란티어 주가는 전일 대비 21센트(1.15%) 하락한 17.99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시간 외 거래에서 3% 가까이 반등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상승률은 180%에 달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