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만나 중국 투자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는 또다른 시도로 분석된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팡싱하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부위원장은 전날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 들과 만나 그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우려를 청취했다. 세콰이어캐피탈에서 분리된 중국 사업부인 훙산, 워버그 핀커스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증감위와 중국자산관리협회 당국자들도 동참했다.

중국 금융당국 고위 관리가 해외 투자자들과 만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회의는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행정부)이 공동으로 지난 19일 민간기업 활성화를 목표로 한 '민영경제 성장 촉진 방침'을 내놓은 직후 이뤄졌다. 중국은 최근 소비 진작, 자동차·전자제품 구매 활성화 등 경기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소식통들은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펀드가 중국에 계속 투자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 및 외국 기업의 국내 상장, 인수·합병(M&A) 등 자본시장 규정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중 갈등 고조, 중국의 민간 부문 통제 강화 및 경기 침체 등으로 글로벌 투자자 상당수가 중국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 VC와 사모펀드는 이런 우려 때문에 미국의 연기금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중국이 지난 19일 민간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직후 중국 기업가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외국 기업들은 더 실질적인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주중유럽상공회의소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유럽 기업들은 중국 당국이 구체적인 조치 없이 친시장·친기업적 성명만 내놓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