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 급락…FOMC 앞두고 수요 둔화 우려 커져 [오늘의 유가]
브렌트유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
6월 美 금리 동결 전망 확산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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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12일(현지시간) 4%대 급락했다. 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겠지만, 향후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낮춘 여파도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05달러(4.4%) 하락한 배럴당 67.12달러에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종가 기준 지난 3월 17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물은 2.95달러(3.9%) 내린 배럴당 71.84달러에 마감했다.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4% 급락…FOMC 앞두고 수요 둔화 우려 커져 [오늘의 유가]
11일 골드만삭스는 연말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 95달러에서 86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WTI는 89달러에서 81달러로 낮춰잡았다.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의 내년 전망치도 함께 끌어내렸다. 최근 6개월 동안에만 유가 전망치를 세 차례 조정했다.

골드만삭스가 전통적으로 유가 전망을 낙관적으로 내놨던 은행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했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가 (유가 하락세에) 굴복하면서 이날 매도세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3~14일 미국에서는 기준금리를 결정할 FOMC가 열린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음달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앞서 금리를 동결했던 호주와 캐나다도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웃돌면서 최근 금리 인상을 다시 시작했다.

US뱅크운용의 롭 하워스 선임 투자전략가는 “FOMC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번주 원유 시장의 핵심 이슈”라며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금리 결정 이후 열릴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Fed가 금리 인상을 재개하면 달러 가치가 오르고, 이는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에 대한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원유 시장 큰손인 중국의 소비도 아직 살아날 조짐이 없다는 평가다. 로버트 요거 UBS 애널리스트는 “하루 200만 배럴까지 올라갈 수 있는 중국의 원유 수요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향후 수요 예측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