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은행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의 자산가 고객들이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AT1채권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대형은행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의 부유층 고객 약 1500명이 크레디트스위스의 AT1채권을 보유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손실규모는 총 950억엔(약 9300억원)에 달한다.

AT1는 코코본드의 일종으로 유사시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전환된다. 수익률은 높지만 비상 상황에서 원금을 잃을 수 있다. 앞서 지난달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하며 크레디트스위스 AT1채권 전액을 상각했다. 채권 가치가 ‘0원’이 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MUFG 측이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자산가 고객들은 MUFG와 모건스탠리의 합작사인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을 통해 크레디트스위스 AT1채권을 매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MUFG 측은 “증권사 자산관리자들이 고객들에게 부채의 위험을 적절하게 설명했는지 확인 중”이라며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사과드리며 철저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MUFG가 크레디트스위스 파산에 휘말린 유일한 기업은 아니지만, 이번 손실은 파산으로 전 세계 투자은행의 고객들이 얼마나 심각한 타격을 받았는지 보여주는 단서”라고 평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