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3월24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글로벌마켓나우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송에서 사용한 파워포인트(PPT)가 기사 하단에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도이치은행發 위기에 깜놀한 시장


독일 최대의 민영은행인 도이치은행(DB) 위기설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개장 초반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었습니다. 도이치뱅크가 2028년 만기인 15억달러 규모의 ‘티어2’ 채권 환매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자금난 우려를 자극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주가가 한때 15%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도이치은행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15를 넘기도 했습니다. 지난 10일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 이후 두 배가량 급등한 수치입니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인 AT1 채권(코코본드)이 유럽 시장에서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스위스 1위 은행인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액 상각 처리했던 위험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AT1이 후순위 채권이긴 하지만, 주식보다 순위가 밀린 데 따른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유럽 당국자들이 긴급 진화에 나서면서 제2 위기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물가와 금융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자금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도이치은행은 걱정할 필요 없다”며 “은행 시스템은 안정적이다”고 했습니다. 파스칼 노도후 유로그룹 의장은 “유럽 은행권은 충분한 자본과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안심시켰습니다.

도이치은행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3.11%, UBS는 0.94%, CS는 1.23%, HSBC는 1.19%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장 초반 급락세를 상당부분 만회했습니다.

빠르게 하락해온 2년물 금리…“금리 큰 폭 인하”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38%, 2년물은 3.76%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100bp(1bp=0.01%포인트) 이상 차이가 벌여졌었는데,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겁니다. 2년물 금리는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 중입니다.

신흥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탈 창업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채권 시장 움직임을 보면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수 주일 전 107까지 뛰었던 수익률 곡선 역전 폭이 현재 40까지 줄었다”며 “2년물 금리가 미 중앙은행(Fed) 금리보다 훨씬 낮은 건 침체의 강력한 신호”라고 주장했습니다.

건들락 창업자는 “Fed가 조만간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시장도 빠른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내년 1월까지 4번 이상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입니다.

Fed가 공개한 점도표와는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Fed 위원들은 연말 금리가 연 5.1%(중간값)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고, 제롬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습니다.

은행 위기 확산 우려 여전한 월가


월스트리트에선 은행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아시 셰스 무디스 신용전략담당 이사는 “은행 위기가 추가로 전이되고, 경제 전반에 확산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국의 신속한 개입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통제를 확신할 수 없다”며 “금융 긴축이 더 오래 지속할수록 당초 예상보다 더 큰 금융 및 경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조너선 크린스키 BTIG 수석기술분석가도 “은행 위기가 다른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은행주가 선제적 타격을 받았고, 이후 부동산 펀드와 보험·철도·항공주 순으로 하락했다”며 “기술주가 그나마 시장을 지탱해주고 있으나 곧 떨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주마저 하락하면 S&P500지수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바이낸스 거래 중단에 흔들린 코인 시장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한때 급락했습니다. 세계 암호화폐 거래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바이낸스가 일시적인 거래 중단을 공지했기 때문입니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일부 시스템 버그가 발견됐다”며 “표준 절차에 따라 현물 거래 및 입출금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거래 중단은 2시간 남짓 이어졌습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낸스의 전 직원을 인용해 “거래 중단은 결코 표준 절차가 아니다”며 “거래 중단한 건 2018년 창업 초기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상당한 위험에 직면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동시에 미국 법무부가 바이낸스를 상대로 자금 세탁 및 제재 위반 관련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란 블룸버그통신 기사도 암호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