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긴축 장기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4.98포인트(1.72%) 하락한 32,856.46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2.05포인트(1.53%) 떨어진 3,986.37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5.41포인트(1.25%) 밀린 11,530.33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제대로 흔들렸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 위원회에 출석해 "최근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하게 나왔으며, 이는 최종금리가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이 타당하다고 시사한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예상보다 견조했던 고용·물가지표에 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단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급부상했다. 이 가운데 파월 의장이 이같은 발언은 금리를 종전의 0.25%포인트 인상보다 높게 금리를 올릴 것이란 신호로 해석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Fed가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전날 31.4%에서 70.5%로 높여 반영했다.

파월 의장은 "3월 회의 전 분석해야 할 2~3개의 매우 중요한 지표가 있다"며 "이 모든 것은 3월 회의에서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3월 FOMC 정례 회의는 21~22일 열린다. 이에 앞서 10일 2월 고용보고서와 14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같은달 15일에는 미국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지표가 공개된다. 2월 고용지표와 CPI에 따라 3월 금리 인상 정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날 파월 발언에 채권시장도 요동쳤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1bp(1bp=0.01%포인트) 이상 올라 5%를 넘어섰다. 반면 10년물 국채금리는 3.97%로 1bp 오르는 데 그쳐 장단기 금리 격차가 마이너스(-)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됐다. 금리 역전차가 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 건 1981년 9월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내린 가운데 금융과 부동산 관련주의 낙폭이 2%대로 가장 컸다. 금융 업종은 긴축 기조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이면서 크게 뒷걸음질쳤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웰스파고는 4.7% 급락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3.2%), 골드만삭스(-3.07%), JP모건체이스(-2.94%) 등 다른 은행주는 3%대 하락세를 보였다. 애플(-1.45%), 알파벳(-1.34%), 마이크로소프트(-1.06%) 등 기술주도 1%대 약세를 띄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