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의 전기차 'P7'/사진=한경DB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의 전기차 'P7'/사진=한경DB
테슬라가 쏘아올린 할인 경쟁에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이 뛰어들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자 안방인 중국에서 테슬라가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전기차 업계 전반에 할인전이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샤오펑은 이날 중국에서 판매하는 일부 전기차 가격을 인하했다. 가장 큰 할인율이 적용된 차종은 인기 모델인 P7 세단이다. 기존 가격 보다 12.5% 내린 20만9900위안(약 3830만원)에 판매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3i의 기본 모델 시작 가격은 16만8900위안에서 14만8900위안으로 12% 내렸다. 새로 출시한 G9 모델 가격은 유지했다.

샤오펑은 또 가격 인하 전에 차량을 구입한 차주들을 위해 유지·보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펑 보다 먼저 할인에 나선 테슬라 기존 차주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나온 것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샤오펑은 중국에서 니오, 리오토와 함께 전기차 스타트업 '삼총사'로 불린다. 이 회사가 할인 카드를 꺼내든 것은 테슬라와의 가격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테슬라는 지난 6일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대표 모델인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6~13.5% 내렸다. 판매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 할인에 나선 것이다. 샤오펑 측은 "우리는 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에 쉽게 접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기차 구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연초에 사라진 것도 샤오펑이 할인에 나선 이유로 보인다고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는 보도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글로벌 전기차 업계의 가격 인하 움직임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올 1분기 전기차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많은 전기차 업체들이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지만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