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에퀴녹스'. 자료=쉐보레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에퀴녹스'. 자료=쉐보레
전기차 대장주로 꼽히는 테슬라가 증시에서 고전하면서 다른 전기차 관련주들이 월가의 재조명을 받고 있다. 전기차 사업 확대 의지를 보이는 제너럴모터스(GM), 저가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피스커, 충전 업체인 블링크차징 등 3곳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전기차 종목으로 분류됐다.

GM, 전기차로 2025년 매출 500억달러 목표

27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정보매체인 팁랭크는 “중국의 고물가·고금리,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심각해졌다”며 테슬라의 대체 투자처로 고려할 만한 전기차 종목 3곳을 소개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오너 리스크가 겹치는 등 테슬라 주가가 연초보다 69% 하락한 상황에서 매력적인 다른 전기차 종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매체의 평가다.

팁랭크는 눈여겨볼 만한 전기차 종목으로 미국 완성체 업체인 GM을 첫손에 꼽았다. GM은 전기차 생산 규모를 연간 100만대 수준으로 늘려 전기차로만 2025년 500억달러(약 63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게 목표다. 팁랭크는 “GM은 2025년까지 연간 110억~13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2025년 생산물량을 충족할 만한 배터리 소재 공급처를 이미 확보해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GM이 개최한 ‘투자자의 날’ 행사 이후 “GM이 2030년까지 연매출을 현 수준의 2배인 2800억달러(약 355조원)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로 42달러를 제시했다. GM 주가는 지난 23일 기준 33.83달러로 연초(1월 3일) 대비 45% 하락한 상태다. GM에 대한 월가의 투자 평가는 갈린다. 지난 10월 JP모간과 씨티그룹은 매수 의견을 냈지만 모건스탠리는 ‘비중 유지’, 웰스파고는 ‘비중 축소’ 의견을 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피스커 '오션' 전기차.  AFP
지난해 11월 공개된 피스커 '오션' 전기차. AFP

피스커, 저가 SUV로 틈새 시장 공략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출범한 전기차 스타트업인 피스커도 팁랭크의 선택을 받았다. 이 업체는 지난달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오션’의 생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내년 1분기 300대, 2분기 8000대, 3분기 1만5000대로 전기차 생산량을 급격히 늘릴 계획이다. 피스커는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선주문 건수 6만2000건을 확보한 상태다.

피스커의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이 매력이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피스커가 내년 출시하려는 보급형 모델인 ‘오션 스포츠’는 최저가가 3만7499달러(약 4800만원)에 불과하다. 테슬라 ‘모델3’의 최저가인 4만6990달러(약 6000만원)보다 9491달러(약 1200만원)가 저렴하다.

크리스 맥널리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피스커가 저가형 모델을 바탕으로 최근 방치돼 있던 전기차 틈새 시장에서 이득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회사의 목표 주가로 15달러를 제시했다. 지난 23일 주가(7.19달러) 대비 상승 여력이 114% 있다고 봤다. 다만 지난 1일 공매도 업체인 퍼지팬더가 “피스커의 자금 대부분이 은행 보증에 묶여있다”며 유동성 문제를 제기한 건 불안 요인이다.
테슬라 부진에 웃을 전기차 유망주…팁랭크 3곳 꼽았다
팁랭크는 충전 장비·서비스 업체인 블링크차징도 주목할 만한 전기차 관련주로 분류했다. 이 업체는 25개국에서 전기차 충전기 5만8000대를 운용하고 있다. 2030년 내에 충전기 운영대수를 50만대로 늘리는 게 목표다. 팁랭크는 “블링크차징은 영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4월 일렉트릭블루를, 북미 충전 사업을 위해 6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업체인 세미커넥트를 인수했다”며 “전기차 업계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은 이 업체에 좋은 징조”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