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위원들이 긴축적 통화 정책을 또 다시 강조했다.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준의 ‘제한적 금리’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는 10일(현지시간) 한 행사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끈질기다”며 “금리 인상이 끝나더라도 한동안 제약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번스 총재는 “내년 초엔 연 4.5%를 살짝 넘는 수준의 금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과도한 금리 인상은 경제에 비용을 초래한다고 했다. 미 기준금리는 현재 연 3.0~3.25%다. 최근 들어 세 차례 연속 75bp(0.75%포인트)씩 인상했다.

Fed의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이사)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다시 뛸 수 있다”며 “고용 시장도 한동안 빠듯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조기 완화하는 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올 8월 8.3%(작년 동기 대비)로 전달보다 소폭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상태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올 8월 8.3%(작년 동기 대비)로 전달보다 소폭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상태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기준금리의 제한적 영역을 말해왔으나 실제로는 지표 의존적(data dependent)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심리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매달 나오는 고용과 물가지수를 보면서 통화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금리를 올리면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오전내내 약세를 보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의 금리 인상’ 발언이 나온 뒤 하락 폭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