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60조 숏커버링이 만든 랠리, 200일 선 앞두고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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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16일(미 동부 시간) 오후 2시 20분께 4325.28까지 올라 200일 이동평균선(4326)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하지만 그 선을 넘지 못한 채 전날 종가 수준으로 후퇴했습니다.
200일 이동평균선은 매우 중요한 저항 수준입니다. 통상 지수가 이를 넘어서면(일정 기간) 추세적인 강세 신호로 풀이됩니다. 오펜하이머의 아리 왈드 기술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종종 강세 추세와 약세 추세 사이의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이동평균선에 대한 중요한 테스트"라며 "모두가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보는 것 같다. 이 선은 어느 정도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지만, 이를 지속해서 상회하는 움직임은 강한 매수 수요를 가리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보합세로 출발할 주요 지수는 다시 상승하다가 S&P500 지수가 200일 이평선 직전에서 멈칫하자, 결국 혼조세로 마무리됐습니다. 다우는 0.71%, S&P500 지수는 0.19% 상승했고 나스닥은 0.19% 내렸습니다. 다우가 크게 오른 건 월마트, 홈디포 등 유통업체들이 급등한 덕분입니다. 아침에 발표된 이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덕분입니다. 월마트의 주당순이익은 1.77달러로 월가 예상 1.62달러나 전년 동기(1.52달러)보다 많았습니다. 동일 매장 기준 매출(휘발유 제외)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고요. 월가는 5.9% 성장을 예상했었지요. 재고는 1년 전보다 25% 많은 수준으로 전 분기 말 32% 많은 수준에서 줄었습니다. 월마트 측은 이미 낮춰놓은 향후 가이던스는 유지했습니다. 미국 월마트의 동일점포 매출은 하반기 약 3%, 연간 약 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주당순이익(조정)은 연간 9~11%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재고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취한 조치와 식료품 판매 비중 증가로 마진에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홈디포도 주당순이익이 5.05달러로 예상 4.94달러를 넘었고 매출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동일 매장 기준 5.8% 증가했지요. 홈디포도 재고 증가가 흠으로 지적됐습니다. 월마트는 5.11%, 홈디포는 4.06% 폭등했습니다. 더 나빠질까 우려했었는데, 예상보다 나은 것으로 나타났으니까요. 내일 실적을 발표하는 타겟은 거의 3.92%, 로우즈는 2.92% 상승했습니다. 또 메이시스는 5.76%, 베스트바이는 4.35% 올랐습니다. ING는 "휘발유 가격의 급락과 적당한 고용 증가로 인한 소비자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강하게 추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엇갈렸습니다. 7월 산업 생산은 0.6% 증가해 예상(0.3%)보다 더 좋았습니다. 자동차 생산량이 6.6% 증가한 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광업도 0.7% 증가했으며 석유와 가스 생산량은 전월 대비 3.3% 늘었습니다. 다만 전날 발표된 8월 뉴욕 연방은행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위축 국면으로 떨어졌었습니다. 산업 생산의 강세가 이어질지는 필라델피아 연준(목요일), 리치먼드 연준(8월 23일) 등 다른 지역의 제조업 조사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금리 상승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주택 지표는 급격히 악화하고 있습니다. 7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달보다 9.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전날 NAHB 주택시장 지수도 급락했었습니다. 주택시장은 가구, 가전 등 다른 소비를 유발하기 때문에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한 마디로 끔찍하다. 주택 건설이 하반기 전체에 걸쳐 둔화하여 2023년 초에 바닥을 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BMO의 이안 링겐 채권 전략가는 "주택 부문의 실망스러운 지표가 나왔지만, 시장은 현 단계에서 이를 '알려진' 정보로 무시하며 만족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제 유가 하락은 계속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진 유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2%(2.88달러) 떨어진 86.5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전인 1월 25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입니다. 브렌트유도 3% 이상 급락한 배럴당 92.3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2월 10일 이후 최저가입니다. 이란은 유럽연합(EU)의 핵협상 최종 중재안에 대한 답변을 보냈습니다. EU가 이란의 답변을 '건설적'으로 본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EU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의 답변을 살펴보고 있으며 다른 이란 핵 협정(JCPOA) 참가국 및 미국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제 유가 하락과 소비 감소 등으로 미국의 휘발유 소매가는 갤런당 3.96달러로 지난 6월 14일 최고치 5.02달러에서 21%, 1.06달러 하락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유가 폭등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악화시키는 등 문제의 근원이었다는 걸 고려할 때 지난 6월 중순 시작된 유가 하락이 지금의 주가 상승과 금리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갤런당 5달러가 넘는 휘발윳값에 움추렸던 미국의 소비도 회복되는 것 같다"라며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한 이번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앨런 러스킨 전략가는 "여전히 2023년 경착륙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보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최소한 낙관적인 연착륙 시나리오의 기회가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제러미 시걸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징후와 함께, 연준은 큰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이른바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는 길이 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점점 더 낙관적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택 부문의 침체를 Fed의 금리 인상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로 들었습니다. 시걸 교수는 "Fed가 지금부터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기대하며 이는 경제와 주식 시장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물가의 기저에서 원자재는 오르지 않고 있다. 따라서 Fed가 더 공격적으로 갈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6월이 바닥이 되리라 생각하고, 올해 하반기 시장이 꽤 좋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그는 "기준금리가 이미 장기 중립금리를 상회하고 있다"라며 "현 수준에서 추가로 상당한 인상이 있다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JP모건 자산운용의 가브리엘라 산토스 전략가는 아직 뛰어들 때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산토스 전략가는 "실질 금리가 0.9%까지 올라갔다가 이달 들어 0.1%까지 내려왔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는) 너무 낮다. Fed는 가을에 추가로 여러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다. 이는 다시 한번 주식 시장을 휘저을 것이고 거시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금은 뭔가 확신하기에는 너무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가을, 그리고 내년으로 접어들면서 어떻게 될지, Fed가 어떻게 반응할지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산토스 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지 경착륙할지도 여전히 50대 50 확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것도 인플레이션의 경로와 Fed의 대응에 달려 있고 그래서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요인인) 주거비가 어떻게 변화할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는 여전히 다수가 추가 상승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으므로 Fed는 공격적 긴축을 지속할 것이며, 경기가 둔화하면서 주가의 펀더멘털인 기업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논리입니다. S3파트너에 따르면 6월 16일부터 8월 12일까지 미국 주식 시장의 공매도는 1257억 달러(약 14%) 증가했습니다. 그 기간 S&P500 지수는 17% 상승했고, 수많은 숏커버링이 발생했습니다. 그 규모는 455억 달러로 추정됐습니다. 이로 인해 시장은 더욱 강하게 올랐습니다. S3파트너스 측은 "이는 기관들이 최근 상승장을 '약세장'으로 보고 있으며 경기 침체가 지속하거나 악화하고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함을 나타낼 수 있다"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관들이 랠리가 계속될 것을 고려해 주식을 매수하면서 그에 대한 헤지로 공매도를 했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맞습니다. 시장이 급하게 상승하자, 월가 일부에서는 확보해놓았던 현금을 시장에 투입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트래티직 포인트의 데릭 아메이 최고투자책임자는 "저점이 나타날 때마다 매수자가 나타난다. 이는 많은 펀드매니저가 너무 주식 비중을 낮춰놓고 있다가 이제 모멘텀을 쫓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8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는 이런 딜레마가 잘 드러났습니다. 자산 8360억 달러를 운용하는 284명의 펀드매니저가 참여했습니다.
▶현금 비중 높지만 하락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비중은 전달의 6.1%에서 5.7%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 평균이 4.8%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계속 올라오던 현금 비중이 몇 달 만에 처음 낮아졌습니다. ▶인플레이션 예상 낮아져
88%(긍정적 답변에서 부정적 답변을 뺀 순수치)가 향후 12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봤습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더 커져
58%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한 달 전의 47%에서 증가한 것이며,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팬데믹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는 낮은 수치입니다. ▶랠리…고통스런 거래(pain trade)
지난 7월 조사에서는 필수소비재(스테이플)/유틸리티/영국 시장이 선호됐습니다. 그러나 8월에는 미국 주식/기술/임의소비재로의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뉴욕 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급등하자 뒤따라갔다는 얘기입니다.
▶기술주 기대 및 매수 증가
202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성장주가 향후 12개월 동안 가치 주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8월 기술주에 대한 자산 배분은 전월 대비 17%포인트 상승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혼잡한 거래는 미국 달러 매수
▶하지만 여전히 방어적
과거 포트폴리오에 비해보면 여전히 8월 포트폴리오는 현금, 헬스케어, 리츠(REITs), 채권, 원자재 등에 대한 비중이 컸습니다. 여전히 전반적으로는 방어적이란 뜻입니다. -인플레이션, 여전히 가장 큰 꼬리 위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충격이 다음 분기에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 높아짐에 따라 감정은 여전히 약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더 종말론적 약세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베어마켓 랠리를 강세장으로 되돌리기에는 아직도 너무 약세"라며 "우리는 참을성 있는 약세론자(patient bears)로 남아 있으며, S&P500 지수가 4328 이상으로 가면 상승세는 퇴색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금리는 높아질 것이고, 기업 이익은 줄어들 것이란 얘기입니다. 블룸버그는 CFRA의 자료를 인용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3번의 베어마켓에서 S&P500 지수가 하락 폭의 50%를 되돌렸을 때는 한 번도 다시 새로운 저점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 금요일 1월 3일부터 6월 16일까지 떨어졌던 하락 폭의 50%를 회복했죠. CFRA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역사는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가능한 하락은 매수해야 할 하락(dip)으로 간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 자료를 볼 때 주의해 볼 것이 있습니다. 매크로컴패스는 "표를 자세히 보면 하락 폭의 50%를 회복한 뒤 이후 90일간 상승할 확률은 66%, 평균 상승 폭은 1~3%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200일 이동평균선은 매우 중요한 저항 수준입니다. 통상 지수가 이를 넘어서면(일정 기간) 추세적인 강세 신호로 풀이됩니다. 오펜하이머의 아리 왈드 기술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종종 강세 추세와 약세 추세 사이의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이동평균선에 대한 중요한 테스트"라며 "모두가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보는 것 같다. 이 선은 어느 정도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지만, 이를 지속해서 상회하는 움직임은 강한 매수 수요를 가리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보합세로 출발할 주요 지수는 다시 상승하다가 S&P500 지수가 200일 이평선 직전에서 멈칫하자, 결국 혼조세로 마무리됐습니다. 다우는 0.71%, S&P500 지수는 0.19% 상승했고 나스닥은 0.19% 내렸습니다. 다우가 크게 오른 건 월마트, 홈디포 등 유통업체들이 급등한 덕분입니다. 아침에 발표된 이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덕분입니다. 월마트의 주당순이익은 1.77달러로 월가 예상 1.62달러나 전년 동기(1.52달러)보다 많았습니다. 동일 매장 기준 매출(휘발유 제외)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고요. 월가는 5.9% 성장을 예상했었지요. 재고는 1년 전보다 25% 많은 수준으로 전 분기 말 32% 많은 수준에서 줄었습니다. 월마트 측은 이미 낮춰놓은 향후 가이던스는 유지했습니다. 미국 월마트의 동일점포 매출은 하반기 약 3%, 연간 약 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주당순이익(조정)은 연간 9~11%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재고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취한 조치와 식료품 판매 비중 증가로 마진에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홈디포도 주당순이익이 5.05달러로 예상 4.94달러를 넘었고 매출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동일 매장 기준 5.8% 증가했지요. 홈디포도 재고 증가가 흠으로 지적됐습니다. 월마트는 5.11%, 홈디포는 4.06% 폭등했습니다. 더 나빠질까 우려했었는데, 예상보다 나은 것으로 나타났으니까요. 내일 실적을 발표하는 타겟은 거의 3.92%, 로우즈는 2.92% 상승했습니다. 또 메이시스는 5.76%, 베스트바이는 4.35% 올랐습니다. ING는 "휘발유 가격의 급락과 적당한 고용 증가로 인한 소비자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강하게 추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엇갈렸습니다. 7월 산업 생산은 0.6% 증가해 예상(0.3%)보다 더 좋았습니다. 자동차 생산량이 6.6% 증가한 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광업도 0.7% 증가했으며 석유와 가스 생산량은 전월 대비 3.3% 늘었습니다. 다만 전날 발표된 8월 뉴욕 연방은행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위축 국면으로 떨어졌었습니다. 산업 생산의 강세가 이어질지는 필라델피아 연준(목요일), 리치먼드 연준(8월 23일) 등 다른 지역의 제조업 조사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금리 상승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주택 지표는 급격히 악화하고 있습니다. 7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달보다 9.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전날 NAHB 주택시장 지수도 급락했었습니다. 주택시장은 가구, 가전 등 다른 소비를 유발하기 때문에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한 마디로 끔찍하다. 주택 건설이 하반기 전체에 걸쳐 둔화하여 2023년 초에 바닥을 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BMO의 이안 링겐 채권 전략가는 "주택 부문의 실망스러운 지표가 나왔지만, 시장은 현 단계에서 이를 '알려진' 정보로 무시하며 만족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제 유가 하락은 계속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진 유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2%(2.88달러) 떨어진 86.5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전인 1월 25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입니다. 브렌트유도 3% 이상 급락한 배럴당 92.3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2월 10일 이후 최저가입니다. 이란은 유럽연합(EU)의 핵협상 최종 중재안에 대한 답변을 보냈습니다. EU가 이란의 답변을 '건설적'으로 본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EU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의 답변을 살펴보고 있으며 다른 이란 핵 협정(JCPOA) 참가국 및 미국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제 유가 하락과 소비 감소 등으로 미국의 휘발유 소매가는 갤런당 3.96달러로 지난 6월 14일 최고치 5.02달러에서 21%, 1.06달러 하락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유가 폭등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악화시키는 등 문제의 근원이었다는 걸 고려할 때 지난 6월 중순 시작된 유가 하락이 지금의 주가 상승과 금리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갤런당 5달러가 넘는 휘발윳값에 움추렸던 미국의 소비도 회복되는 것 같다"라며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한 이번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앨런 러스킨 전략가는 "여전히 2023년 경착륙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보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최소한 낙관적인 연착륙 시나리오의 기회가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제러미 시걸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징후와 함께, 연준은 큰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이른바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는 길이 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점점 더 낙관적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택 부문의 침체를 Fed의 금리 인상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로 들었습니다. 시걸 교수는 "Fed가 지금부터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기대하며 이는 경제와 주식 시장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물가의 기저에서 원자재는 오르지 않고 있다. 따라서 Fed가 더 공격적으로 갈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6월이 바닥이 되리라 생각하고, 올해 하반기 시장이 꽤 좋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그는 "기준금리가 이미 장기 중립금리를 상회하고 있다"라며 "현 수준에서 추가로 상당한 인상이 있다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JP모건 자산운용의 가브리엘라 산토스 전략가는 아직 뛰어들 때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산토스 전략가는 "실질 금리가 0.9%까지 올라갔다가 이달 들어 0.1%까지 내려왔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는) 너무 낮다. Fed는 가을에 추가로 여러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다. 이는 다시 한번 주식 시장을 휘저을 것이고 거시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금은 뭔가 확신하기에는 너무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가을, 그리고 내년으로 접어들면서 어떻게 될지, Fed가 어떻게 반응할지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산토스 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지 경착륙할지도 여전히 50대 50 확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것도 인플레이션의 경로와 Fed의 대응에 달려 있고 그래서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요인인) 주거비가 어떻게 변화할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는 여전히 다수가 추가 상승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으므로 Fed는 공격적 긴축을 지속할 것이며, 경기가 둔화하면서 주가의 펀더멘털인 기업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논리입니다. S3파트너에 따르면 6월 16일부터 8월 12일까지 미국 주식 시장의 공매도는 1257억 달러(약 14%) 증가했습니다. 그 기간 S&P500 지수는 17% 상승했고, 수많은 숏커버링이 발생했습니다. 그 규모는 455억 달러로 추정됐습니다. 이로 인해 시장은 더욱 강하게 올랐습니다. S3파트너스 측은 "이는 기관들이 최근 상승장을 '약세장'으로 보고 있으며 경기 침체가 지속하거나 악화하고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함을 나타낼 수 있다"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관들이 랠리가 계속될 것을 고려해 주식을 매수하면서 그에 대한 헤지로 공매도를 했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맞습니다. 시장이 급하게 상승하자, 월가 일부에서는 확보해놓았던 현금을 시장에 투입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트래티직 포인트의 데릭 아메이 최고투자책임자는 "저점이 나타날 때마다 매수자가 나타난다. 이는 많은 펀드매니저가 너무 주식 비중을 낮춰놓고 있다가 이제 모멘텀을 쫓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8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는 이런 딜레마가 잘 드러났습니다. 자산 8360억 달러를 운용하는 284명의 펀드매니저가 참여했습니다.
▶현금 비중 높지만 하락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비중은 전달의 6.1%에서 5.7%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 평균이 4.8%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계속 올라오던 현금 비중이 몇 달 만에 처음 낮아졌습니다. ▶인플레이션 예상 낮아져
88%(긍정적 답변에서 부정적 답변을 뺀 순수치)가 향후 12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봤습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더 커져
58%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한 달 전의 47%에서 증가한 것이며,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팬데믹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는 낮은 수치입니다. ▶랠리…고통스런 거래(pain trade)
지난 7월 조사에서는 필수소비재(스테이플)/유틸리티/영국 시장이 선호됐습니다. 그러나 8월에는 미국 주식/기술/임의소비재로의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뉴욕 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급등하자 뒤따라갔다는 얘기입니다.
▶기술주 기대 및 매수 증가
202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성장주가 향후 12개월 동안 가치 주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8월 기술주에 대한 자산 배분은 전월 대비 17%포인트 상승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혼잡한 거래는 미국 달러 매수
▶하지만 여전히 방어적
과거 포트폴리오에 비해보면 여전히 8월 포트폴리오는 현금, 헬스케어, 리츠(REITs), 채권, 원자재 등에 대한 비중이 컸습니다. 여전히 전반적으로는 방어적이란 뜻입니다. -인플레이션, 여전히 가장 큰 꼬리 위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충격이 다음 분기에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 높아짐에 따라 감정은 여전히 약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더 종말론적 약세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베어마켓 랠리를 강세장으로 되돌리기에는 아직도 너무 약세"라며 "우리는 참을성 있는 약세론자(patient bears)로 남아 있으며, S&P500 지수가 4328 이상으로 가면 상승세는 퇴색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금리는 높아질 것이고, 기업 이익은 줄어들 것이란 얘기입니다. 블룸버그는 CFRA의 자료를 인용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3번의 베어마켓에서 S&P500 지수가 하락 폭의 50%를 되돌렸을 때는 한 번도 다시 새로운 저점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 금요일 1월 3일부터 6월 16일까지 떨어졌던 하락 폭의 50%를 회복했죠. CFRA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역사는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가능한 하락은 매수해야 할 하락(dip)으로 간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 자료를 볼 때 주의해 볼 것이 있습니다. 매크로컴패스는 "표를 자세히 보면 하락 폭의 50%를 회복한 뒤 이후 90일간 상승할 확률은 66%, 평균 상승 폭은 1~3%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