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종일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뚜렷한 방향성을 상실한 채 엎치락뒤치락 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08% 밀린 3,899.38, 나스닥지수는 0.12% 오른 11,635.31, 다우지수는 0.15% 하락한 31,338.15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개장 직전 발표됐던 고용 보고서였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달 대비 37만2000명 늘었습니다. 시장 예상치(25만~26만5000명)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6월 실업률은 3.6%로, 4개월 연속 역대 최저치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달보다 37만2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달보다 37만2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만큼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사실이 또 확인됐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이달 26~27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또 다시 7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이 강화됐습니다.

증시엔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이미 시장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경기 침체가 기본 가정이 아니지만 둔화한다는 건 분명하다”며 “원자재 가격 반전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압력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50bp로 할 것이냐 75bp로 할 것이냐는 논쟁은 올바른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8일(현지시간) 공개한 고용 보고서를 보면 민간 모든 부문에서 지난달 신규 채용이 증가했다. 미 노동부 제공
미국 노동부가 8일(현지시간) 공개한 고용 보고서를 보면 민간 모든 부문에서 지난달 신규 채용이 증가했다. 미 노동부 제공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도 “이번 고용 보고서 내용은 경제가 탄탄하다는 또 다른 방증”이라며 “이달 75bp 금리 인상을 완전히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금리를 더 높여 고용이 둔화하는 모습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를 통해 기업 인력난을 해소하고 수요 둔화를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를 낼 수 있으리란 기대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불황이 아직 오지 않았다”며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게 유력하다”고 밝혔습니다.

손 교수는 “고용 시장엔 여전히 활기가 넘치고 항공업계 레저·접객업계 식당 등이 근로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미자영업자연맹(NFIB) 회원사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사가 바로 채용”이라며 “여름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노동 시장 유입이 인력 부족을 완화시켜주길 바랄 뿐”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4개월 연속 3.6%에 그쳤다. 역대 최저치 수준이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4개월 연속 3.6%에 그쳤다. 역대 최저치 수준이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손 교수는 “상품에서 서비스로 바뀌고 있는 게 고용 시장의 큰 트렌드”라며 “기업들 감원이 주로 기술 및 주택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슬라와 코인베이스 넷플릭스 레드핀 컴패스 등은 이미 감원을 단행했고, 다른 관련 기업들 역시 조만간 개시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손 교수는 “지난달 시간당 평균 소득이 전달 대비 0.3% 오르는 데 그쳤다는 건 소비자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임박에 대한 두려움이 사람들을 다시 일터로 돌아가도록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규 고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손 교수는 “고용 시장이 느슨해졌는데도 Fed는 여전히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물가를 확실히 잡을 때까지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지난달 경제활동 참여율은 62.2%로, 아직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 노동부 제공
미국의 지난달 경제활동 참여율은 62.2%로, 아직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 노동부 제공
그는 “오는 13일 공개될 지난달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차기(7월 26~27일) 통화 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이달 75bp 인상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손 교수는 “기존 주택 판매량이 지난 4~5월에 1년 전 대비 8.6% 급감했다”며 “더 많은 금리 인상이 다가올수록 주택 시장 및 건설 시장이 점점 더 심각한 부진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로 뉴욕증시가 하락 위협에 시달려왔으나 올해 배당은 오히려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워드 실버블랫 선임애널리스트는 새로 내놓은 투자노트에서 “올해 S&P500지수 내 기업들의 배당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실버블랫 애널리스트는 “시장 우려에도 기업들 실적은 여전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올해 배당이 작년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11년 연속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당 투자만으로도 인플레이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실버블랫 애널리스트의 얘기입니다.

지난달 말 기준 직전 12개월간의 순배당 증가액은 74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에 육박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는 “올 2분기의 현금 배당은 이미 작년 대비 14.1% 늘어났다”며 “주식 배당이 증시의 추가 하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당 투자와 관련, CNBC는 펀드 평가회사인 모닝스타에 의뢰해 대표적인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별했습니다. 슈왑 US 배당주 ETF(티커명 SCHD), 아이셰어 코어 배당성장 ETF(DGRO), SPDR S&P 배당 ETF(SDY) 등입니다.

이날 장·단기 국채 금리는 또 뛰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3.09%로 8bp,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12%로 9bp 각각 상승했습니다. ‘기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단기채 금리가 더 높은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이 지속됐습니다. 전형적인 침체의 신호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해석입니다.
미국의 2년 및 10년물 국채 금리가 올 들어 세 번째 역전됐다. 경기 침체의 전형적인 전조라는 해석이 많다.
미국의 2년 및 10년물 국채 금리가 올 들어 세 번째 역전됐다. 경기 침체의 전형적인 전조라는 해석이 많다.
국제 유가는 오름세를 지속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06달러 오른 배럴당 104.7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37달러 뛰어 배럴당 107.0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구글 “회사 쪼개겠다” ② 금, 데드크로스 ③ 인플레 대응 무기, 고배당 ETF ④ 캐나다 통신 마비 ⑤ 다음주 물가·베이지북·2분기 실적 ⑥ “7월 75b 인상 확정”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