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오시아의 생산 차질을 계기로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위해 새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키오시아는 지난 2월 원재료 오염 문제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달에는 지진 등이 겹치면서 생산라인이 멈춰섰다. 이런 사태로 공급량이 줄자 애플이 아이폰에 들어갈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존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물량을 가지고 갈 가능성이 크지만 애플이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YMTC와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어 “애플은 공급망 문제 등을 고려해 수급처를 최대한 다변화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애플은 현재 YMTC가 제조한 낸드플래시 반도체 샘플을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MTC가 애플과의 계약에 성공하면 중국 업체 중 최초로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이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 굴기를 주창하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자국에서 소비하는 반도체의 자국 생산 비율(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최종 수주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우선 YMTC의 기술력 부족이 문제로 지적된다. 애플 제품을 조립하는 폭스콘 공장이 YMTC와 같이 중국에 있어 비용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기술력이 한 세대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보조적인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