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인플레에 무너진 골드만…Fed, 금리 0.5% 인상?
<1월 19일 뉴욕 증시 요약>

★주가는 급락했다/ S&P500 1.84%↓
★금리가 치솟았다/ 국채 2년물 연 1% 돌파
★Fed, 3월 공격적 긴축설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개장 전부터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시장 불안이 커졌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75% 수준에서 마감했었습니다. 지난해 2월 기록했던 52주 고점 수준으로 이는 그동안 일종의 저항선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런데 전날 아시아 채권 시장이 열리자마자 금리가 폭등하면서 순식간에 1.85% 선까지 넘어버렸습니다. 이날 10년물은 1.87%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또 2년물은 1%를 돌파해 1.05%까지 올랐습니다. 역시 2020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이는 미국의 물가가 지난 12월 7%에 달할 정도로 높아지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을 서두를 것이란 예상이 강해지고 있는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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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16일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빌 애커먼은 "Fed가 인플레이션에 너무 뒤처져 있어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면 오는 3월 50bp(1bp=0.01%포인트), 즉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이 예상하는 25bp 인상의 두 배입니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수석투자전략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정치적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1월'에 제롬 파월 의장에게서 50bp 인상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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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상을 점치는 베팅이 93%를 넘었고, 0.5%포인트 인상 예상 베팅도 7.5%에 달합니다. 한달 전 2.3%, 하루 전 3.3%에서 크게 높아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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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독일의 국채, 분드의 수익률도 급등해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bp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분드 금리가 플러스가 되면 이를 대량 보유한 유럽 연기금 펀드들이 보유량을 줄이면서 금리 상승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투자운용의 짐 캐론 글로벌 채권·거시 전략 헤드는 CNBC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Fed가 더 공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주장을 보기 시작했고 이 게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라면서 "시장에 Fed가 1월에 깜짝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지, 아니면 3월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을지 등 매파적 수다가 가득하다. 이런 논의를 주식 시장은 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즈호의 피터 챗웰 멀티에셋 전략 헤드는 투자메모에서 "미국의 실질금리는 상승세를 멈출 수 있는 명확한 단기적 촉매가 없어 계속해서 더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자들은 이제 Fed가 오는 3월에 인상할지 말지보다 3월에 50bp 인상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월가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가가 폭락해버리면 Fed가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고 보지만, 지금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주가가 급락해도 Fed가 갈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이 더 강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0.5% 금리 인상은 아직 다수가 주장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최근 "3월 금리 인상을 선호하지만 50bp 인상은 보지 않고 있다. 시장이 뭔가 극적인 것에 준비되어 있다고 보지 않는다. 50bp 인상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최대 다섯 차례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고, 초여름께 빠른 대차대조표 축소를 주장한 사람입니다. 언제든 더 매파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3월 기준금리 인상조차 컨센서스가 아니었지만, 점점 더 Fed의 긴축 시간표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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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기업 실적에서도 공급망 제약과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이익을 압박하고 있음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JP모간이 전년 동기보다 14% 줄어든 지난 4분기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하면서 6% 넘게 폭락했었습니다. 임금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비용이 급증한 탓이었는데요. 이날 아침 4분기 실적을 공개한 골드만삭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23%나 폭증한 72억 7000만 달러에 달하면서 이익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인건비가 31% 급증해 32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예상치 28억9000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익은 전년 동기 44억 달러에서 38억 달러로 줄었고, EPS는 전년 동기 12.08달러에서 10.81달러로 떨어졌습니다. 월가 예상치 11.76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 주가가 6.97% 폭락했습니다. JP모간도 이날 또다시 4% 급락하는 등 은행주 전반이 급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우와 S&P500 지수의 하락 폭도 컸습니다. 최근 뉴욕 증시에서는 금리 상승 영향으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면 금융주 등 경기민감주들이 상대적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지켰는데, 이날은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인플레에 무너진 골드만…Fed, 금리 0.5% 인상?
지난주 발표된 12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에 이어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좋지 않았습니다.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지수인 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0.7을 기록해 전월 집계치인 31.9 대비 거의 33포인트나 급락했습니다. '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이 지수는 1년 7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습니다. 미국의 1월 주택시장지수도 83으로 나와 전월과 시장 예상치 84를 밑돌았습니다.

역시 오미크론 변이 확산 탓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디트릭 수석전략가는 "소매판매, 소비자 신뢰지수, 산업생산,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둔화하고 있고 우려는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은 세계의 끝이 아니다.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으면 생산량 감소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미크론이 공급망 혼란을 가중해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런 상태로 뉴욕 증시는 18일 아침을 맞았고 결국 다우는 1.51%, S&P500은 1.84%, 나스닥은 2.60% 급락했습니다. S&P500지수는 다시 100일 이동평균선(4576) 부근으로 내려왔습니다. 만약 이를 뚫고 내려간다면 다음 지지선은 20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4423이 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S&P500 지수와 다우 지수가 100일 이동평균선에서 반등했지만, 나스닥은 10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나스닥의 하락 폭은 2021년 3월 이후 하루 최대폭이었고, 다시 사상 최고치에서 10% 떨어져 조정장에 들어갔습니다.

이날 11개 업종 가운데 에너지만이 올랐습니다. 중동에서 유조선들이 공격을 당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브렌트유가 배럴당 88달러까지 올랐고, 서부텍사스원유도 85달러를 기록해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데 따른 것입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입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팟캐스트를 통해 실적을 설명하고 시장 상황을 예상했습니다. 그는 우선 올해 가장 큰 변수는 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증시에 대해 "시장 전체를 기업 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스펙트럼의 최상단에 있다. 그리고 기업 이익도 한 달여 전에 봤을 때처럼 견고해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이 사회에 자리 잡고 있고 성장은 더디어지고 있는 만큼 주식 밸류에이션은 더 압박을 받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핵심 언급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인플레에 무너진 골드만…Fed, 금리 0.5% 인상?
-(올해 가장 큰 변수는?) 팬데믹의 경우 오미크론 확산에 가속도가 붙고 있지만 동시에 코로나바이러스는 매우 빠르게 풍토병이 될 것이고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백신과 치료제라는 훌륭한 도구가 있다. 시장의 초점이 바뀌면서 경제적 이슈로 옮겨가리라 생각한다. 올해 가장 큰 변수는 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Fed의 긴축 전환이 있다. 우리는 더 높은 금리를 보게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있다. 당신이 CEO이고 지난 2년을 겪었다면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일시적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은 당신의 사업에서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과 같다. 내 생각에 대부분의 기업 CEO는 공급망 문제, 병목 현상 및 제약 사항을 처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금의 압박이 크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인플레에 무너진 골드만…Fed, 금리 0.5% 인상?
-(인플레이션에 관한 생각은?) 인플레이션은 아마도 10년 동안 지속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며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팬데믹에서 벗어나고 나면 추세 이상의 인플레이션과 더 느린 성장이 일정 기간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적응해야 할 부분이다.

-(자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 사람들이 저금리, 공짜 돈, 이 모든 것이 자산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잊어버린 것 같다. 역사를 잘 공부해야 한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시장에 투입한 것, 거시적 환경에 투입한 것을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여행이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인플레에 무너진 골드만…Fed, 금리 0.5% 인상?
-(증시 전망은?) 공격적으로 평가되었던 성장주 상당수가 고점에서 약 30% 이상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빠르게 일어났지만 건전한 조정이라고 생각한다. 시장 전체를 기업 이익을 기반으로 평가할 경우 여전히 스펙트럼의 최상단에 있다. 기업 이익도 30~45일 전에 보았던 것처럼 견고해 보이지는 않는다.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미국 경제에 자리잡고 있고, 성장이 더디어지고 있는 만큼 주식 밸류에이션은 더 많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높은 이자율은 주식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