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요동치는 금리, 흔들리는 증시…다음주 CPI가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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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도 금리 급락세로 시작했습니다. 새벽 4시께 뉴욕 채권시장의 장외거래가 시작될 무렵(유럽 채권시장 막바지)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1.246%까지 떨어져 200일 이동평균선(1.23%)을 테스트했습니다. 이는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부추겼습니다. 이에 다우 선물이 500포인트까지 폭락하는 등 뉴욕 증시에서도 험난한 하루가 펼쳐질 것을 예고했습니다.
오전 8시30분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급여 청구건수도 이런 불안을 덜어주지 못했습니다.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간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2000건 늘어난 37만3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35만 개)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지난 26일로 끝난 주간의 청구 건수도 36만4000건에서 37만1000건으로 높게 수정됐습니다. 20여 개 주에서 연방 실업급여 지급을 중단하면서 청구건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렇지 않은 겁니다.
다만 감소하는 흐름은 유지했고, 특히 연속으로 실업급여를 청구한 수는 334만 건으로 전주보다 14만5000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기에 지나치게 급락한 탓인지 금리는 소폭 반등했고, 뉴욕 증시가 개장하던 오전 9시30분 무렵에는 연 1.31% 수준을 되찾았습니다. 뉴욕 증시의 다우 지수는 385포인트, 1.11% 떨어진 채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38%, 1.67% 내린 채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75%, S&P 500 0.86%, 그리고 나스닥은 0.72% 하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경제 재개'의 대표주자인 항공주가 이날 시황을 대변합니다. 델타항공 주가는 장 초반 3.3%까지 폭락했지만 오후 12시께 플러스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1.08% 내린 42.0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경제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흔들리면서 항공주 주가도 요동을 친 겁니다. 이달 들어 금리가 급락한 원인에 대해 월가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딱' 집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날 전해드렸듯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발언이 공개된 뒤 테이퍼링이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됐고 △숏커버링(공매도한 자산을 되사서 갚아 손실을 줄이는 것) 수요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발행 축소 등에 따른 수급 △델타 변이로 인한 경기 회복 지연 우려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펀더멘털에 비해선 하락 폭이 지나칩니다. 이날 (원인이 궁금한) 도이치뱅크는 채권 투자자들은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① 중장기 경기 침체(저성장, 저인플레이션) 우려
② 델타 변종 등 진행중인 코로나 재확산 문제
③ 채권 시장의 수급 등 기술적 요인
④ FOMC의 방향 전환
네 가지를 놓고 1(영향 없음)~10(극단적 영향)으로 점수를 매겨달라고 한 겁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점수가 나온 건 '수급 등 기술적 요인'으로 7점이었습니다. 그 다음이 '중장기 경기침체 우려(5.6)' 'FOMC의 방향 전환(5.3)'이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금리 전략가는 "채권 시장의 수요와 공급 등 기술적 요인이 주요 동인이라고 믿지만, 그 다음으로는 장기 침체 유형에 대한 두려움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라며 "FOMC의 방향 전환과 델타 변이는 그보다 덜 중요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수급 요인은 숏커버링과 함께 7월 재무부의 신규 국채 발행이 감소한 것을 말합니다. Fed는 계속 국채와 모기지증권을 매월 1200억 달러씩 사고 있지만, 재무부가 신규 발행을 줄이면서 공급이 모자란 상황입니다. 저도 원인이 궁금해 신뢰하는 한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에게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이 트레이더는 "솔직히 정말 이유를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펀더멘털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금 같은 경기 회복세에서 실질금리가 다시 마이너스 -1%까지 떨어지는 걸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결국 기술적 요인이고 포지션 싸움이라고 본다. 지금으로선 10년물 수익률이 연 1.25% 수준은 깨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그래서 여기서 숏(공매도)으로 접근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예상입니다. 이 트레이더는 "많은 투자자가 금리가 연 1.5~1.6% 수준에 있을 때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 금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이들은 지금 10% 가까이 손실을 봤다. 그래서 불안해하고 있고 손절매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투자자가 그런 상태다. 최근 가팔라진 금리 하락세는 그래서 유발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다음주 13일 오전 8시30분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트레이더는 "현재의 흐름이 바뀌려면 경제 지표가 잘 나와야 한다. 우선 다음 주에 나오는 CPI가 매우 중요하다. 시장 예상처럼 4.7~4.9%가 나오면 금리는 바닥을 다질 수 있다. 그 이상이 나오면 급등할 거다. 하지만 한참 밑으로 나온다면 연 1.25%를 깨고 내려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5월 CPI는 5.0%로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준 적이 있습니다. JP모간도 비슷한 시각입니다. JP모간의 제이 베리 금리 전략가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델타 변종도 영향도 있지만 지난 금요일부터 나온 최근 경제 지표들이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주까지 줄줄이 나온 6월 신규고용(신규고용 85만 개 증가),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수요일 FOMC 회의록 등이 Fed의 빠른 테이퍼링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는 겁니다.
JP모간은 여전히 연말이면 금리가 1.9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베리 전략가는 "기술적으로 보면 이제 방향이 뒤집힐 만도 하지만 이를 촉발할 경제 지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용 지표가 확연히 개선되거나, 인프라딜 등 재정부양책이 의회를 통과된다면 그런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리무중인 건 금리만이 아닙니다. 국제유가도 마찬가지입니다. OPEC+ 합의 무산 이후 오락가락하던 국제유가는 이날 미국의 원유와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는 소식에 다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74센트(1%) 오른 배럴당 72.9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국내에 있는 한 원유 트레이더를 만나 유가 방향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그는 OPEC+가 이번 일을 계기로 깨질 확률은 높지 않다고 봤습니다. UAE가 OPEC+를 떠나서 홀로 증산을 하면 모든 산유국이 각각 증산에 나서면서 유가가 폭락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건 UAE에게도 이익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는 어쨌든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국제유가는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내년에는 배럴당 $1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선 유가가 배럴당 70달러가 넘으면 원유를 쏟아내야할 미국 셰일업자들이 두 손을 놓고 있습니다. 그는 "셰일업체들이 배럴당 50달러면 손익분기를 맞추고 70달러면 돈을 많이 버는데, 그렇게 번 돈을 신규 채굴에 쓰지 않고 쌓아놓고 있다. 투자자들이 배당 등 주주환원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셰일 투자자들은 그동안 막대한 손실을 봤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업체들이 다시 증산에 나서고, 유가가 내리면서 다시 손실을 보는 '악순환'을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는 오일 리그(채굴기) 수로도 확인됩니다.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2일 기준 475개(가스 포함)에 불과합니다. 몇 년 전 전성기 때 2000개를 웃돌았던 것이나 작년 초 팬데믹이 터지기 전 800여 개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칩니다. 셰일오일 산유량도 한 때 하루 900만 배럴에 육박했는데, 지금은 700만 배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엑슨모빌 등 메이저 석유회사들은 2019년부터 본격화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바람에 대규모 신규 채굴 프로젝트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탄소 중립을 요구하는 목소리 때문에 메이저들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존 석유사업으로 돈을 벌어야 하고 의도적으로 유가를 높게 만들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은 장세가 이어질 듯합니다. 경제 지표를 지켜보면서 시장이 안정세를 찾기를 기다려야 할 듯합니다.
김현석 기자
오전 8시30분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급여 청구건수도 이런 불안을 덜어주지 못했습니다.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간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2000건 늘어난 37만3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35만 개)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지난 26일로 끝난 주간의 청구 건수도 36만4000건에서 37만1000건으로 높게 수정됐습니다. 20여 개 주에서 연방 실업급여 지급을 중단하면서 청구건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렇지 않은 겁니다.
다만 감소하는 흐름은 유지했고, 특히 연속으로 실업급여를 청구한 수는 334만 건으로 전주보다 14만5000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기에 지나치게 급락한 탓인지 금리는 소폭 반등했고, 뉴욕 증시가 개장하던 오전 9시30분 무렵에는 연 1.31% 수준을 되찾았습니다. 뉴욕 증시의 다우 지수는 385포인트, 1.11% 떨어진 채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38%, 1.67% 내린 채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75%, S&P 500 0.86%, 그리고 나스닥은 0.72% 하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경제 재개'의 대표주자인 항공주가 이날 시황을 대변합니다. 델타항공 주가는 장 초반 3.3%까지 폭락했지만 오후 12시께 플러스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1.08% 내린 42.0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경제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흔들리면서 항공주 주가도 요동을 친 겁니다. 이달 들어 금리가 급락한 원인에 대해 월가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딱' 집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날 전해드렸듯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발언이 공개된 뒤 테이퍼링이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됐고 △숏커버링(공매도한 자산을 되사서 갚아 손실을 줄이는 것) 수요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발행 축소 등에 따른 수급 △델타 변이로 인한 경기 회복 지연 우려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펀더멘털에 비해선 하락 폭이 지나칩니다. 이날 (원인이 궁금한) 도이치뱅크는 채권 투자자들은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① 중장기 경기 침체(저성장, 저인플레이션) 우려
② 델타 변종 등 진행중인 코로나 재확산 문제
③ 채권 시장의 수급 등 기술적 요인
④ FOMC의 방향 전환
네 가지를 놓고 1(영향 없음)~10(극단적 영향)으로 점수를 매겨달라고 한 겁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점수가 나온 건 '수급 등 기술적 요인'으로 7점이었습니다. 그 다음이 '중장기 경기침체 우려(5.6)' 'FOMC의 방향 전환(5.3)'이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금리 전략가는 "채권 시장의 수요와 공급 등 기술적 요인이 주요 동인이라고 믿지만, 그 다음으로는 장기 침체 유형에 대한 두려움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라며 "FOMC의 방향 전환과 델타 변이는 그보다 덜 중요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수급 요인은 숏커버링과 함께 7월 재무부의 신규 국채 발행이 감소한 것을 말합니다. Fed는 계속 국채와 모기지증권을 매월 1200억 달러씩 사고 있지만, 재무부가 신규 발행을 줄이면서 공급이 모자란 상황입니다. 저도 원인이 궁금해 신뢰하는 한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에게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이 트레이더는 "솔직히 정말 이유를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펀더멘털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금 같은 경기 회복세에서 실질금리가 다시 마이너스 -1%까지 떨어지는 걸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결국 기술적 요인이고 포지션 싸움이라고 본다. 지금으로선 10년물 수익률이 연 1.25% 수준은 깨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그래서 여기서 숏(공매도)으로 접근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예상입니다. 이 트레이더는 "많은 투자자가 금리가 연 1.5~1.6% 수준에 있을 때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 금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이들은 지금 10% 가까이 손실을 봤다. 그래서 불안해하고 있고 손절매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투자자가 그런 상태다. 최근 가팔라진 금리 하락세는 그래서 유발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다음주 13일 오전 8시30분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트레이더는 "현재의 흐름이 바뀌려면 경제 지표가 잘 나와야 한다. 우선 다음 주에 나오는 CPI가 매우 중요하다. 시장 예상처럼 4.7~4.9%가 나오면 금리는 바닥을 다질 수 있다. 그 이상이 나오면 급등할 거다. 하지만 한참 밑으로 나온다면 연 1.25%를 깨고 내려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5월 CPI는 5.0%로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준 적이 있습니다. JP모간도 비슷한 시각입니다. JP모간의 제이 베리 금리 전략가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델타 변종도 영향도 있지만 지난 금요일부터 나온 최근 경제 지표들이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주까지 줄줄이 나온 6월 신규고용(신규고용 85만 개 증가),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수요일 FOMC 회의록 등이 Fed의 빠른 테이퍼링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는 겁니다.
JP모간은 여전히 연말이면 금리가 1.9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베리 전략가는 "기술적으로 보면 이제 방향이 뒤집힐 만도 하지만 이를 촉발할 경제 지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용 지표가 확연히 개선되거나, 인프라딜 등 재정부양책이 의회를 통과된다면 그런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리무중인 건 금리만이 아닙니다. 국제유가도 마찬가지입니다. OPEC+ 합의 무산 이후 오락가락하던 국제유가는 이날 미국의 원유와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는 소식에 다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74센트(1%) 오른 배럴당 72.9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국내에 있는 한 원유 트레이더를 만나 유가 방향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그는 OPEC+가 이번 일을 계기로 깨질 확률은 높지 않다고 봤습니다. UAE가 OPEC+를 떠나서 홀로 증산을 하면 모든 산유국이 각각 증산에 나서면서 유가가 폭락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건 UAE에게도 이익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는 어쨌든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국제유가는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내년에는 배럴당 $1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선 유가가 배럴당 70달러가 넘으면 원유를 쏟아내야할 미국 셰일업자들이 두 손을 놓고 있습니다. 그는 "셰일업체들이 배럴당 50달러면 손익분기를 맞추고 70달러면 돈을 많이 버는데, 그렇게 번 돈을 신규 채굴에 쓰지 않고 쌓아놓고 있다. 투자자들이 배당 등 주주환원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셰일 투자자들은 그동안 막대한 손실을 봤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업체들이 다시 증산에 나서고, 유가가 내리면서 다시 손실을 보는 '악순환'을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는 오일 리그(채굴기) 수로도 확인됩니다.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2일 기준 475개(가스 포함)에 불과합니다. 몇 년 전 전성기 때 2000개를 웃돌았던 것이나 작년 초 팬데믹이 터지기 전 800여 개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칩니다. 셰일오일 산유량도 한 때 하루 900만 배럴에 육박했는데, 지금은 700만 배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엑슨모빌 등 메이저 석유회사들은 2019년부터 본격화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바람에 대규모 신규 채굴 프로젝트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탄소 중립을 요구하는 목소리 때문에 메이저들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존 석유사업으로 돈을 벌어야 하고 의도적으로 유가를 높게 만들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은 장세가 이어질 듯합니다. 경제 지표를 지켜보면서 시장이 안정세를 찾기를 기다려야 할 듯합니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