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값 또 올랐다…"식탁물가 치솟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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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량가격지수 9개월 연속 ↑
곡물가격은 7년7개월만에 최고치
유제품·육류가격도 급등
곡물가격은 7년7개월만에 최고치
유제품·육류가격도 급등
세계 식량 가격이 9개월째 오르고 있다. 유엔이 집계하는 곡물가격지수는 7년7개월만에 최고를 냈다.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와중에 식량 공급망 균열이 물가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116으로 전월대비 2.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2월 107.5, 지난 1월엔 113.3을 냈다. 지난달 식량가격지수는 1년 전 대비 16.7% 올랐다. FAO에 따르면 지난달 곡물가격지수는 125.7로 201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냈다. 전월과 비교하면 1.2% 높다. FAO 곡물가격지수는 지난 1년간 26.5% 급등했다.
FAO는 지난달 설탕과 식물성기름 값이 크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설탕값은 최근 물류난에 급등세다. 인도와 브라질 등에서 수출길 병목현상이 심해서다. FAO 설탕가격지수는 전월대비 6.4% 올라 2017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냈다.
FAO 식물성유가지수는 지난달 147.4로 전월대비 6.2% 올랐다.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야자유 생산량이 예상보다 덜한 등 세계적으로 공급 긴축이 이어진 영향이다.
세계 원유가격 상승세도 각 지수에 영향을 줬다. 바이오연료 인기가 높아진 탓이다.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에선 사탕수수로 설탕 대신 에탄올을 생산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설탕값이 올랐다.
바이오에탄올 원재료인 옥수수,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식물성기름 등도 가격이 올랐다. 미국에선 정유사들이 에너지를 생산할 때 옥수수 등으로 만든 바이오연료를 섞어써야 하는데, 원유 값이 오르거나 공급이 부족할 경우 바이오연료 구매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FAO는 "최근 세계 원유 가격 상승세가 식물성기름 값 추이에도 힘을 실어준 점을 특기할만 하다"고 지적했다.
곡류 중엔 수수값이 가장 많이 올렸다. 수수는 2월 한달간에만 가격이 17.4% 급등했다. FAO는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수요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FAO가 집계한 세계 옥수수 가격은 전월 대비 0.9% 올랐다. FAO는 "밀 수출가는 지난달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가격이 19.8% 높다"며 "쌀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FAO 낙농물가지수는 약 40개월만에 최고치인 113을 기록했다. 중국이 수입을 늘리면서 버터가격이 급등했고, 뉴질랜드에선 가뭄이 이어져 유제품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육류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6% 오른 96.4를 냈다.
전문가들은 식량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곡물가격이 불안정한게 큰 요인이다. 곡물가격이 오르면 육우와 젖소, 돼지 등의 사료값이 오르고, 이때문에 육류와 유제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한다.
투자은행 스티븐스의 벤 비엔베누 농업부문 애널리스트는 "곡류는 식품산업을 움직이는 동력"이라며 "옥수수와 콩은 어떤 형태로든 다른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이 이들 곡물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어 식탁 물가가 당분간 불안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슨 러스크 퍼듀대 농경제학과장 겸 교수는은 "곡류 재고량이 늘어날 때 까지는 식품가격이 안정될 수 없는데, 이를 위해선 최소한 가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며 "이 사이에 오른 곡물가격의 일부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러스크 교수는 "식탁물가가 오르면 각 가정의 소비예산이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추후 경제회복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5일(현지시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116으로 전월대비 2.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2월 107.5, 지난 1월엔 113.3을 냈다. 지난달 식량가격지수는 1년 전 대비 16.7% 올랐다. FAO에 따르면 지난달 곡물가격지수는 125.7로 201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냈다. 전월과 비교하면 1.2% 높다. FAO 곡물가격지수는 지난 1년간 26.5% 급등했다.
FAO는 지난달 설탕과 식물성기름 값이 크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설탕값은 최근 물류난에 급등세다. 인도와 브라질 등에서 수출길 병목현상이 심해서다. FAO 설탕가격지수는 전월대비 6.4% 올라 2017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냈다.
FAO 식물성유가지수는 지난달 147.4로 전월대비 6.2% 올랐다.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야자유 생산량이 예상보다 덜한 등 세계적으로 공급 긴축이 이어진 영향이다.
세계 원유가격 상승세도 각 지수에 영향을 줬다. 바이오연료 인기가 높아진 탓이다.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에선 사탕수수로 설탕 대신 에탄올을 생산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설탕값이 올랐다.
바이오에탄올 원재료인 옥수수,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식물성기름 등도 가격이 올랐다. 미국에선 정유사들이 에너지를 생산할 때 옥수수 등으로 만든 바이오연료를 섞어써야 하는데, 원유 값이 오르거나 공급이 부족할 경우 바이오연료 구매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FAO는 "최근 세계 원유 가격 상승세가 식물성기름 값 추이에도 힘을 실어준 점을 특기할만 하다"고 지적했다.
곡류 중엔 수수값이 가장 많이 올렸다. 수수는 2월 한달간에만 가격이 17.4% 급등했다. FAO는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수요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FAO가 집계한 세계 옥수수 가격은 전월 대비 0.9% 올랐다. FAO는 "밀 수출가는 지난달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가격이 19.8% 높다"며 "쌀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FAO 낙농물가지수는 약 40개월만에 최고치인 113을 기록했다. 중국이 수입을 늘리면서 버터가격이 급등했고, 뉴질랜드에선 가뭄이 이어져 유제품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육류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6% 오른 96.4를 냈다.
전문가들은 식량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곡물가격이 불안정한게 큰 요인이다. 곡물가격이 오르면 육우와 젖소, 돼지 등의 사료값이 오르고, 이때문에 육류와 유제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한다.
투자은행 스티븐스의 벤 비엔베누 농업부문 애널리스트는 "곡류는 식품산업을 움직이는 동력"이라며 "옥수수와 콩은 어떤 형태로든 다른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이 이들 곡물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어 식탁 물가가 당분간 불안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슨 러스크 퍼듀대 농경제학과장 겸 교수는은 "곡류 재고량이 늘어날 때 까지는 식품가격이 안정될 수 없는데, 이를 위해선 최소한 가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며 "이 사이에 오른 곡물가격의 일부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러스크 교수는 "식탁물가가 오르면 각 가정의 소비예산이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추후 경제회복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