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내년 3월 정상적으로 열기로 했다. 최근 수도 베이징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의 한 싱크탱크는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추월하는 시점을 기존 예상보다 이른 2028년으로 제시했다.

5개년 목표 연평균 5%대 전망

2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최고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내년 3월 5일 베이징에서 13기 4차 전인대 연례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연례회의는 전인대보다 하루 앞선 4일 개막한다. 일본 교도통신은 3월 양회 개최가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통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방역 자신감 붙은 中…내년 3월 전인대 연다
전인대 연례회의에서는 그해 정부의 경제 운용 방향과 예산안 등을 확정하고 공개한다. 내년 회의는 2021∼2025년 적용할 제14차 5개년 경제계획(14·5계획)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중국은 매년 전인대에서 그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해왔지만, 올해는 경기 둔화와 코로나19 여파로 처음으로 건너뛰었다. 매년 3월 열리던 양회도 올해는 두 달 연기된 5월에 열렸다. 내년 전인대가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어떤 목표치를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경제성장률 0.7%를 기록했다.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내년 공식 전망이나 목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최근 내년 성장률을 7.8% 안팎으로 관측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9%, 내년 8.2%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8.2%는 2011년 9.3%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중국 증권사들은 9.5% 전후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5계획 기간의 평균 성장률 목표는 5%대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중국 정부는 2011~2015년(12차)과 2016~2020년(13차) 계획 당시 성장률 목표를 각각 7%와 6.5%로 정했다.

전인대 연례회의에서는 국가기구 개편과 헌법 개정, 주요 정부기관 인사 조정 등 다양한 사안도 논의한다. 올해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초안을 통과시켰다.

11월 기업 이익 15.5% 증가

영국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25일(현지시간) 내놓은 ‘세계 경제 순위표’ 보고서에서 중국이 2028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 대국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상대적으로 빨리 극복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당초 CEBR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을 앞서는 시기를 2033년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변수를 고려해 5년 앞당겼다.

지난 8월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도 중국이 미국을 역전하는 시기를 2028년으로 제시했다. 기존 예상(2030년)보다 2년 빠른 예측이다.

IMF 기준 지난해 중국의 GDP는 미국의 66% 수준이다. 올해 미국의 성장률이 -4.3%로 떨어지면서 중국이 미국의 70%에 도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4%포인트 앞서는 상황이 유지되면 2028년 미국을 앞설 것이란 관측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사회주의 현대화를 통해 2035년 경제 규모를 현재의 두 배로 키울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한편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공업기업 이익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5% 증가한 7293억위안(약 123조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11월까지 누적 이익은 2.4% 늘었다. 연매출 2000만위안(약 34억원) 이상인 제조업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월간 공업기업 이익은 중국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