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인 중국이 탄소배출량을 기존 목표보다 5% 더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중국이 내놓은 ‘2060년까지 탄소 중립(넷제로)’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 뒤 나온 발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엔 기후목표정상회의(CAS) 온라인 화상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CAS는 파리협약 체결 5주년을 맞아 열렸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5% 이상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목표인 60% 감축보다 탄소 배출을 더 줄이겠다는 얘기다.

시 주석은 이어 “1차에너지 소비에서 비화석 연료 비중을 25%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1차에너지는 석탄, 석유, 태양열, 풍력 등 자연으로부터 얻는 에너지를 뜻한다. 그는 “중국에 산림을 2005년 대비 60억㎥ 더 조성하고, 풍력·태양열 발전 용량은 12억㎾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주요 선진국들이 저탄소 등 기후변화 대응에 더 앞장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중국 등은 이미 탄소를 많이 배출해 발전을 이룬 선진국들이 기후변화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시 주석은 “기후 문제 대응을 위해 ‘공통적이지만 차별화된 책임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며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 금융과 기술 등을 더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신들의 평가는 냉담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에 발표된 조치는 기후 전문가들이 예상한 범위 중 가장 미약한 수준”이라며 “전문가들은 중국이 탄소중립을 실현할 의지가 확실한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위한 단기 세부목표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中 "저탄소 목표 5% 상향…풍력·태양열 투자 늘린다"
이번 발표에서 중국의 석탄산업 관련 내용이 빠진게 대표적인 사례다. 석탄은 1차에너지 자원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높다. 중국은 세계 석탄 발전량에서 약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은 요즘에도 여전히 석탄 화력발전소를 새로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슈오 그린피스 동아시아 기후분석관은 “중국이 뱡향 자체는 올바르게 잡았지만 실제 탄소 중립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선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최근 철강과 시멘트 산업에서도 탄소 배출량을 늘리고 있다”며 “지금껏 한 것처럼 화석연료와 인프라 투자 ‘중독’에 다시 빠져드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