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팔고…내년엔 여기에 투자하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예상대로 미국의 경제지표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25일(미 현지시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여러 가지 지표가 한꺼번에 발표됐는데 실망스러웠습니다.
우선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3만 건 늘어난 77만8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7월 이후 처음 2주 연속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계절조정을 하지 않은 실제 건수는 7만8000건 늘었습니다. 특히 연방정부가 지난 3월 경기부양책으로 마련한 팬데믹 실업급여 프로그램에도 약 31만 명이 새로 신청했습니다. 각 주가 최대 26주 지급하는 정규 실업수당을 모두 소진한 장기 실직자에게 주는 특별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포함하면 이번 주에만 약 110만 명이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한 것이죠. 현재 팬데믹 프로그램을 포함해 각종 실업수당을 받는 미국인은 총 2045만 명으로 그 전주보다 13만5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프로그램들은 다음달 26일로 기한이 만료됩니다. 현재 팬데믹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1370만 명의 수급이 끝난다는 뜻입니다.
또 10월 개인소득은 한 달 전보다 0.7% 감소하고 이에 따라 10월 소비지출 증가세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달인 9월에 비해 0.5% 증가하는데 그친 것입니다. 6개월 연속 증가세지만 그 중 증가 폭은 가장 작았습니다. 10월 내구재수주는 전월 대비 1.3% 증가해 전월(2.1%)보다 증가폭이 줄었지만, 증가 추세는 유지했습니다. 이는 소비는 여전히 괜찮기 때문에 제조업은 유지되고 있지만, 서비스업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제 봉쇄 확대로 타격을 입어 고용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코로나 사망자는 24일 기준 2146명에 달했습니다. 지난 5월11일 이후 처음으로 2100명 선을 넘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17만3000명으로 22일 연속 10만 명대를 넘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기온이 더 떨어지는 내년 초까지 확산세가 악화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도 76.9로, 전월 확정치인 81.8에서 하락했습니다.
경제지표 실망감 탓인지 뉴욕 증시는 이날 약세를 보였습니다. 다우 지수는 0.58% 하락한 29872.47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S&P 500도 0.16% 내렸습니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0.48% 상승했습니다.
이날 다우는 3만선 밑으로 다시 떨어졌지만 '스테이 엣 홈'(Stay At Home) 관련 기술주는 강세를 보여 나스닥은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또 갈아치웠습니다.
하지만 월가의 우려는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유포리아, 즉 극도의 희열 상태가 문제로 지적될 정도입니다. CNN머니가 집계하는 공포와 탐욕지수는 91에 달해 투자심리가 극도의 탐욕 수준에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스코샤뱅크의 패닉/유포리아 지수도 70%를 넘어 희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미국 주식옵션 시장의 풋/콜비율은 0.38까지 떨어졌습니다.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풋옵션에 돈을 거는 비율이 콜옵션에 비해 38%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다들 내년 2분기 경제 정상화를 철석같이 믿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됩니다.
모건스탠리의 바이오 담당인 매튜 해리슨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내년 1월엔 미국의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을 맞을 것입니다. 4월이면 첫 번째 백신 접종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5~6월 두 번째 접종까지 실시되면서 백신에 의한 면역 확산이 본격화될 겁니다.
결국 내년 봄부터는 경기가 확연히 살아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올해 봉쇄가 끝난 뒤 지난 5~6월 미국의 경제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생각해보십시오. 월가는 그 이상으로 경제가 급격히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모건스탠리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연 6%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는 또 다시 강한 경제 지원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이날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됐는데요. 위원들은 경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자산 매입 방법의 조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산매입의 속도와 구성을 즉각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결론을 내지는 않았지만요. 다만 월가에선 Fed가 12월14~15일 열릴 다음달 FOMC에서 자산 매입 확대 등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다우가 3만선을 넘는 등 활활 타오르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추가 자산 매입은 불필요하다는 겁니다. 미 국채 10년 물 금리도 연 1%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날 연 0.873%)입니다. 게다가 내년 2분기부터 경제가 정상화될 경우를 생각해 벌써부터 테이퍼링을 염두에 둬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해야할까요. 월가에선 경기가 회복될 때 수혜를 입을 경기민감주, 소형주, 가치주를 추천합니다. 이들은 벌써 많이 올랐습니다. 보잉의 경우 지난 한 달 간 60% 솟구쳤고, 옥시텐탈페트롤럼은 90% 가량 올랐습니다. 월가는 또 시장이 조정 양상을 보이면 경기민감주 확대 등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기회로 삼을 것을 권합니다.
크레딧스위스는 이날 내년에 유망한 투자 아이디어 10가지를 소개했습니다. 도움이 될 듯해 이를 소개합니다. ①현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충분한 주식을 포함해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고 Fed도 계속적인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현금의 가치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② 아시아와 몇몇 남미 회사채
내년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아이사와 남미 신흥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선진국보다 더 빠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기업 실적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③ 하이브리드 회사채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하이브리드 회사채는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④ 크레딧스위스가 뽑은 슈퍼트렌드 주식
⑤ 중국과 아시아 주식
중국은 올해 가장 먼저 불황에서 벗어났습니다. 중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변 아시아 국가들도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각국의 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⑥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는 경기민감주(독일 주식과 몇몇 가치주)
독일의 주가는 아직 지난 2월 초 사상 최고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일 증시에는 자동차 금융 석유화학 등 전통산업주들이 많은 만큼 경기 회복의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⑦ 크레딧스위스 선정 ESG 관련 25개 주식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각광받는 새로운 테마입니다. 관련 펀드에는 많은 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ESG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와도 맞아떨어집니다.
⑧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코로나 팬데믹으로 피해를 본 많은 기업들의 구조조정, 합병 인수(M&A) 등이 활발히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⑨ 구리와 금, 은
원자재 등 상품 가격은 최근 급등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금 등 귀금속의 경우 월가에서도 시각이 엇갈립니다.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으며 지난 8월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했던 금 가격은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자 이날 한 때 온스당 1798달러까지 거래됐습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전통적으로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헤지용으로 쓰이던 금을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이날 금 값이 다시 온스당 2500달러로 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의 추가 부양책이 예상되고,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가능성, 저금리 지속, 시장변동성 지속 등이 금 값을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입니다. 골드만삭스도 내년에 다시 2000달러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⑩ 미 달러 매도 & 자원수출국·아시아·신흥국 통화 및 유로화 매수
달러 약세로 신흥국 경제가 살아나면 이들의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의 경기도 회복되면서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