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시달릴 12월, '산타 랠리' 기대해도 될까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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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공화당의 상원 중진들도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며칠 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트럼프의 불복에 동조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변동성 지수는 지난주 24대까지 확연히 낮아졌습니다.
당장 9일부터 코로나 문제를 다룰 전문가 그룹을 당장 임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내년 1월20일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들을 내려 이민정책부터 건강보험까지 트럼프가 했던 모든 정책을 뒤집을 것이란 보도가 나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집권기는 그 전과는 완전히 다른 정책 우선순위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이런 정책 변화는 뉴욕 증시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문제는 어느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느냐 여부입니다. 외교무역 정책의 경우, 트럼프의 노골적 '미국 우선주의' 기조보다 전통적 동맹 관계 회복에 힘을 쓸 것입니다. 중국과 관련해서도 기존 억제 정책은 지속되겠지만, 트럼프식 우격다짐보다는 동맹들과 힘을 합쳐 견제하는 식으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 위안화는 바이든 당선 이후에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정책들은 어떻게 될 지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당장 부양책부터 시작해 기술기업 규제, 증세, 건강보험, 인프라딜 등은 상원 지배 가능성이 높은 공화당과 협의해야하는 만큼 바이든이 쉽게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직 실행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게 에너지 분야입니다. 환경 친화적인 민주당은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셰일오일 채굴 관련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셰일 굴착을 "금지하겠다"고 까지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 때문에 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산유국들의 골칫거리였던 미국의 셰일오일 산유량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변수가 있습니다. 이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깨트리고 제재를 통해 세계 4위 규모이던 이란의 원유 수출을 묶어버렸습니다. 하루 산유량 400만 배럴, 수출량 200만 배럴 가량을 대부분 지워버린 겁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그리 급하게 핵합의를 되살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월가에선 내년 6월 이란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고 느긋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은 부양책 규모 등과 맞물려 유가 및 에너지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상원의 다수당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조지아의 상원의원 선거 두 곳에서 모두 1위 후보가 득표율 50% 이상을 얻지 못해 내년 1월5일 결선투표가 확정된 탓입니다.
그동안 조지아에서는 상원 결선투표는 일곱 번 있었는데 그중 공화당이 여섯 번을 이겼습니다. 민주당이 이긴 건 1998년 단 한 번에 불과합니다. 다만 이번에 조지아는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에게 1992년 이후 처음으로 투표인단을 몰아줬습니다(잠정). BCA리서치는 민주당이 조지아에서 두 석 모두 이겨 상원이 50대 50으로 나눌 확률을 25%로 제시했습니다. 확률은 적지만 생길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조지아의 상원 두 석을 모두 민주당이 잡을 경우 캐스팅보트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쥐게 되는 만큼 '블루웨이브' 시나리오가 살아나게 됩니다. 그러면 증시의 내러티브가 또 확 바뀔 수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사정 때문에 월가 금융사들(모건스탠리, UBS 등)은 "내년, 내후년을 보면 주식이 유망하다, 상승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단기엔 시장이 횡보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 증시는 지난 주 목요일까지 나흘 연속 급등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이 가시화되면서 대형 기술주를 팔았던 기관들이 이를 급히 다시 매수했고, 지수가 급등하자 알고리즘에 의한 매수가 이어지면서 폭등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까지 발생해 한 주 새 나스닥은 9% 가 폭등했습니다. 혼자 왕따 당할까 두려워 매수에 동참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S&P 500 지수가 나흘 연속 1% 넘게 오른 건 무려 38년만의 기록입니다.
기억할 건 신임 대통령 임기가 내년 1월20일 시작된다는 겁니다. 그 전까지는 트럼프가 대통령입니다. 이는 12월과 1월 대부분을 '레임덕 세션'으로 보내야한다는 뜻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현재 태도로 보면 분명히 협조하지 않을 겁니다.
기존 공화당이 지배하는 상원은 애매합니다. 선거 전 "부양책을 내년 초로 미뤄야한다"고 했던 미치 매코널 대표는 지난 주 "연내 통과가 급선무"라며 전향적 의지를 밝혔습니다. 다만 그 액수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습니다. 매코널은 지난 금요일 10월 고용지표를 보고 "양호한 10월 고용을 보면 대규모 부양책보다는 표적화된 부양책이 필요하다"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지난 번 협상에서 양당의 액수 차이는 좁혀졌지만 실질적 내용에선 차이가 커서 진전이 거의 없었다"며 "양당 입장에서 이제 급한 선거도 지나갔는데 서둘러 부양책을 내놓을 필요성은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월가는 4차 부양책이 연말까지 나올 가능성도 조금은 있지만 액수는 잘해야 1조 달러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렇게 레임덕 시즌은 희망적일 수도 있지만 실망을 안겨줄 가능성도 다분합니다. 특히 12월엔 여러 중요한 날들이 포진되어 있어 눈여겨봐야 합니다.
또 그 사이에 낀 12월11일은 미 의회가 2021년 정부 예산을 통과시켜야하는 시한입니다. 지금도 임시 예산으로 움직이고 있지요. 만약 그렇지 못하면 연방정부는 12월12일부터 셧다운될 수 있습니다. 레임덕 의회에서 양당이 잘 협조를 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좋았지만 공공부문 쪽은 처참했습니다. 공공부문 고용은 9월에 22만 명 감소한데 이어 10월에도 26만8000명 줄었습니다. 부양책이 끊기면서 주지방정부가 예산 부족 속에 해고에 나선 게 주요 요인입니다. 만약 셧다운이 발생하면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해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약해지고 있는 고용 회복 추세에 얼음물을 끼얹을 수도 있습니다.
이어 12월14~15일에는 미 중앙은행(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립니다. Fed가 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은 여전히 낮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제롬 파월 의장이 밝혔듯이 ‘Fed는 돈을 빌려줄 수는 있지만, 써버릴 수 있는 곳은 아니다’"며 "Fed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고, 남은 건 '완화정책을 장기간 유지하겠다. 재정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거, 부양책 합의, 내년 예산 합의 등이 모두 12월에 순조롭게 풀려가야 연말 '산타 랠리'가 가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펀더멘털(경기)을 봐도 희망적 소식과 불안한 소식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불안한 요소는 코로나 변수입니다. 코로나 하루 신규감염자가 매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에도 확진자가 12만6000명이 속출했고 10만 명 이상 발생일이 나흘 연속 이어졌습니다. 연말께 하루 20만 명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추정까지 나옵니다. 하루 사망자도 다시 1000명을 넘었습니다.
조지아, 뉴저지도 일부 봉쇄 조치를 강화하거나 이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과 같은 전체적 봉쇄는 고려 대상이 아니지만, 부분적 봉쇄 강화도 경기 회복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희망적 소식은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잘 버텨주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10월 실업률은 전월 7.9%에서 6.9%로 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월가 예상치 7.7%보다 훨씬 낮아졌습니다.
CNBC의 주식평론가인 마이크 산톨리는 흥미로운 기사를 썼습니다.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증시를 덮쳐 3월 한 때 주가가 최대 35%까지 폭락했었지만 올해 S&P 500 지수의 수익률은 예년 평균과 비슷한 10% 부근(배당을 포함하면 약 12%)이라는 겁니다. 이는 뭔가 상황이 변했다고 금세 주식을 처분하기보다는 신중히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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