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2년여 만에 구글을 대상으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알파벳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있다며 버지니아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온라인 광고 사업을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반독점 소송에는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코네티컷, 뉴저지, 뉴욕, 로드아일랜드, 테네시, 버지니아 등 8개 주도 함께 했다.

이번 소송은 미 연방정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두 번째 반독점 소송이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로는 첫 번째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2020년 10월에 연방정부는 구글이 배타적 합의로 독점권을 사용해 인터넷 검색 경쟁을 막았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 대한 재판은 오는 9월 진행될 예정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A주는 이날 2.09% 하락한 97.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조나단 칸터 미 법무부 반독점 최고책임자는 "구를은 콘텐츠 제작자가 광고를 판매하고, 광고주가 광고를 구매할 때 쓰는 디지털 광고기술을 오랫동안 독점해왔다"며 "이번 소송은 이런 독점적 행위에 대해 구글이 책임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마케터 대상 광고 구매 서비스, 게시자 대상 광고 판매 서비스를 비롯해 광고 거래소까지 운영한다.

이에 대해 구글은 블로그를 통해 "소송으로 광고 기술 분야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리려고 하고 있다"며 "법무부는 혁신을 늦추고, 광고료를 올리고, 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주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텍사스 법무장관의 근거업는 소송과 거의 중복되며 그 소송 대부분은 최근 연방법원에서 기각됐다"고 덧붙였다.
구글 미국 광고시장 점유율.     자료:이마케터
구글 미국 광고시장 점유율. 자료:이마케터
법무부는 구글의 독점적 지위 때문에 광고주가 온라인 광고로 지출하는 1달러 가운데 최소 0.3달러를 구글이 벌어들인다고 주장했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구글은 2786억달러 규모의 미국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점유율 26.5%의 1위 사업자다. 메타가 18.4%, 아마존이 11.7%로 뒤를 잇고 있다. 법무부는 온라인 광고를 구매, 판매, 제공할 때 쓰이는 대부분의 기술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알파벳은 올해 미국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매출 738억달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585억달러는 구글 검색 사업에서, 나머지 154억달러는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발생한다.

구글이 지난 15년 동안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반경쟁적 행위를 지속해왔다고 지적했다. 2007년 온라인 광고 대기업인 더블클릭을 31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2010년 인바이트미디어(8100만달러), 2011년 애드멜드(4억달러) 등을 연달아 사들인 것을 반독점 행위라고 본 것이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