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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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도요타를 누르고 탈석탄화 관련 특허 경쟁력 세계 1위에 올랐다. 국가별로는 50위권에 한국 기업 4곳이 이름을 올려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독일 특허분석회사 패턴트사이트가 최근 발표한 '탈석탄화 특허 종합 경쟁력 순위'에서 삼성전자(1위)와 LG전자(4위), LG화학(9위), 현대자동차(13위) 등 한국 기업들이 약진했다.

도요타(2위)와 퀄컴(3위), 포드(5위), GE(6위), 파나소닉(7위), GM(8위), 보쉬(10위)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2015년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2위였지만 5년 만에 도요타를 2위로 밀어내고 세계 1위에 올랐다. 2015년 조사에서 16위와 23위였던 LG전자와 LG화학도 10계단 이상 순위가 올랐다.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 8곳이 50위권 내에 들어 가장 많았다. 한국은 2위, 각각 3개사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독일과 일본이 뒤를 이었다. 중국 기업은 2곳이 50위권에 들었다.

탈석탄화 특허 종합 경쟁력은 패턴트사이트가 지난 20년간 출원된 탈탄소 기술 관련 특허 155만건과 이를 보유한 35만개 기업을 자체 소프트웨어로 분석했다.

탈탄소 기술 관련 특허는 총 50개 분야를 종합했다. 풍력발전과 연료전지 등 기후변화 완화에 직접 공헌하는 기술 뿐 아니라 전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 등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특허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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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경쟁력은 특허의 양(특허출원수)과 특허의 평균적인 질을 합산해 산출했다. 특허의 질은 다른 특허에 인용된 횟수 등을 따지는 기술적 가치와, 얼마나 많은 국가에 출원됐는지를 반영한 시장의 평가로 수치화했다.

도요타는 2만10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해 특허의 양에서는 1위였다. 하지만 특허의 질은 1.5(전세계 평균이 1)로 16위에 그쳤다. 그 결과 종합경쟁력이 5년 전보다 5% 증가하는데 그쳐 같은 기간 2배 늘어난 삼성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포드와 현대차의 종합경쟁력도 각각 2배와 2.7배 늘었다.

전자·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일본 기업의 정체가 두드러졌다. 파나소닉은 5년 만에 종합경쟁력이 12% 감소해 4위에서 7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반면 퀄컴은 22% 늘어나 3위에 올랐고, 애플도 71% 증가해 11위에 자리잡았다.

한국과 미국이 약진하고 일본이 정체되는 추세는 산학 연구체제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패턴트사이트는 "미국 대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자금이 일본보다 풍부하고 기업과 연계해 기술을 상용화하는 비율도 높다"며 "한국은 2005년께부터 특허청이 적극적으로 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기업에 몰리는 추세이기 때문에 일본 기업이 탈석탄 관련 지적재산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