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시장의 자기실현적 예언 때문에라도 미국이 경기 침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실러 교수는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와 함께 S&P글로벌 코어로직 주택가격지수를 만든 학자다.

실러 교수는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과 투자자 등이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자기 암시를 꾸준히 주고 있다”며 “2년 내 침체를 맞을 확률이 50%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에서도 상대측을 공격하기 위해 경제 위기를 과장하면서 침체 확률을 높이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심리 지표 중 하나인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해왔다. 블룸버그 제공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심리 지표 중 하나인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해왔다. 블룸버그 제공
그는 “소비자들이 쇼핑하면서 확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물건을 살 때마다 화가 날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물가상승세가 고용보다 경제 심리에는 더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란 논리다.

실러 교수는 “그동안 주택 거품이 붕괴할 것이란 전망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편이었다”며 “금리가 빠른 속도로 뛰고 있기 때문에 거품 붕괴 논란이 막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