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크게 보면 넷플릭스 실적 충격 여진과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총재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1.48% 하락한 4,393.66, 나스닥지수는 2.07% 급락한 13,174.65, 다우지수는 1.05% 떨어진 34,792.76으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넷플릭스의 1분기 가입자 순감이 성장·기술주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넷플릭스는 전날 35%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3.5% 밀렸습니다. 넷플릭스보다 먼저 성장 타격을 받아온 메타 주가는 6.2%나 떨어졌습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넷플릭스의 실적 충격 여진이 이어졌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의장의 매파적 발언도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핀비즈 제공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넷플릭스의 실적 충격 여진이 이어졌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의장의 매파적 발언도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핀비즈 제공
테슬라가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호실적을 내놨는데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습니다.

이날 오후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미 국채 금리의 급등세를 촉발시켰습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를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좀 더 신속하게 중립금리까지 도달하는 게 적절하다”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0.5%포인트) 올리는 안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Fed 위원의 다수가 한 번 이상 50bp를 인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도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화가 아닌 글로벌 분절화를 유도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물가를 높이고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Fed 내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한꺼번에 75bp 올린 적이 있는데 종말이 오지 않았다”며 “(더 강한 긴축 조치에도) 경기가 경착륙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는 “더 이상 부양책은 필요없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2.25~2.5%까지 올리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긴축에 나선 후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습니다.
2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5월 50bp 금리 인상' 발언이 나온 뒤 재무부 채권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으나 장 막판에 조금 둔화했다.
2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5월 50bp 금리 인상' 발언이 나온 뒤 재무부 채권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으나 장 막판에 조금 둔화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5bp 오른 연 2.90%, 2년물 금리는 8bp 뛴 2.68%로 마감했습니다.

유럽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빠르면 7월에 채권 매입을 종료한 뒤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7월이나 9월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 시장은 ECB가 연말까지 총 세 차례(75bp)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물가가 목표치(2.0%)를 훨씬 초과하고 있지만 주로 (일시적 요인으로 평가되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서 기인하고 있다”며 “유럽 경기 하강과 물가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올 3분기에 자산 매입을 종료한 뒤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데긴도스 부총재보다는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뉴욕증시의 개별 종목 중에선 유나이티드항공(9.3%) 아메리칸항공(3.8%) 등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출장과 여행 수요가 하키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이렇게 항공 수요가 급증하는 건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보복 여행’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입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올해 이익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메리칸항공 역시 “2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올 3월 매출만 떼어놓고 보면, 이미 2019년 수준을 상회했다는 겁니다.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6% 오른 배럴당 103.79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1.4% 상승한 108.33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당국자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데, 미세 조정만 남았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머스크 “테슬라 담보로 트위터 인수” ② EU의 러 에너지 제재 반대한 미국 왜? ③ 춤 춘 유로-달러 환율 ④ 넷플릭스보다 더 빠진 메타 ⑤ ‘집콕’ 지고 항공 뜨고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