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들이 올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예대마진이 확대된 덕에 이자 수익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은 올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41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월가 전망치인 386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144억7000만달러로 67% 증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컨센서스(전망치)인 119억달러를 앞질렀다.

웰스파고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같은 날 웰스파고는 지난 2분기 매출이 20% 증가한 205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망치(201억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은 1.25달러로 한 해 전보다 57% 급증했다. 월가 예상치인 1.16달러를 넘어선 실적이다.

대형은행 실적이 개선된 배경엔 고금리가 있다. 올 상반기 금리 수준이 고공 행진하며 예대마진이 크게 확대됐다. 미국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 평균값은 1%를 밑돈다. 대출 금리는 연 10%대에 달한다. JP모간의 2분기 순이자수익(NII)은 작년보다 44% 증가한 217억달러로 집계됐다. 웰스파고도 29% 늘어난 131억달러에 육박했다.

지난 3월 은행 위기의 여파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형은행 예금주들이 대형은행으로 자금을 옮겼다는 설명이다. 대형은행의 예금 잔액은 올해 1~6월 3조달러가량 늘었지만, 같은 기간 소형은행의 예금 잔액은 약 4조달러 감소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2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2분기 조정 순이익은 25% 증가한 14억달러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식 시장이 상승 랠리를 펼치자 투자자들이 예금을 인출해 머니마켓펀드(MMF)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