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폐(廢)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을 자체 조달할 수 있는 데다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 테슬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업체들이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건 합종연횡을 벌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업체 리(Li)-사이클과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안전인증 기업 UL과 재사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하고 있다. 기아는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확보, 순환경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0년 4000억원에서 2040년 87조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폐배터리에서 원자재를 확보하는 ‘도시 채굴’ 시스템을 먼저 갖추는 기업이 시장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규/도병욱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