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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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채권 금리가 높아질수록 채권 가격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대체 투자처로 물가 상승을 방어할 수 있는 물가연동형채권 ETF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장기채 ETF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올 들어 11.8% 하락했다. 엔화로 미국 장기채를 사들이는 상품인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은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같은 기간 14.7% 하락하며 손실폭이 더 컸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 동안 두 상품을 각각 741억원, 335억원 순매수하며 '물타기'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지정학적 불안으로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하반기에나 가능하고 채권 금리가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는 얘기다. 또 미국 3월 개인소비지출(PCE)가 오는 26일 공개되고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예정돼 있어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상승해 시장 전망치(3.4%)를 웃돌았다.

대피 투자처로는 물가가 오르면 오히려 수익이 나는 물가연동채권 ETF가 꼽힌다. 물가연동채권은 CPI로 측정된 물가상승률 만큼 원금과 이자를 조정해준다. 예를 들어 이율이 연 1%인 물가연동채권을 1000만원어치 보유할 경우 물가가 5% 오르면 원금은 1050만원이 된다. 이자도 1050만원의 1%인 10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이 중에서도 듀레이션이 짧아 금리 민감도는 낮으면서 물가 상승 리스크 역시 방어할 수 있는 단기 물가연동채 ETF가 유망하다는 평가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뱅가드 단기물가채'(VTIP)와 '아이셰어즈 0-5년물 물가연동채'(STIP)가 대표적이다.

조수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물가연동채권 ETF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도 가능한 데다 최근 가격 조정으로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