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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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이스라엘 공격을 감행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 다만 서방국들의 대(對)이란 제재는 이스라엘이 어떤 방식으로 맞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이스라엘에선 당장의 긴장 격화는 없을 거란 신호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오후 화상으로 열린 G7 정상회의 직후 낸 성명에서 “이란, 특히 (이 나라의) 드론·미사일 공격 시스템에 대한 추가 제재를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정상은 앞서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이란의 직접적이고 전례 없는 공격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G7 정상들은 이란을 향해 “통제할 수 없는 지역적 긴장의 확대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며 “이에 대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알렸다. 미국 정부는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안을 논의했지만,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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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성명이 나온 직후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자국 공영 방송에 출연해 “현재 이란의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데 강력히 찬성한다”고 말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 역시 같은 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너무 늦기 전에 이란에 대해 가능한 모든 제재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U는 이미 이란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해 온 데 대해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사태 진정이 최우선 목적인 이들 국가의 움직임은 이스라엘의 대응 강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이스라엘의 결정을 지켜보면서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WSJ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당국자들이 이르면 15일(현지시간) 중 이스라엘이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당국자들은 “양국 모두에게 확전을 제한할 출구가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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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쏜 드론·미사일 중 99%가 요격되는 등 직접적인 피해가 적었다는 점은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으로 이어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일부 지역에서의 모임 제한을 해제하고 학교를 재개방했는데, 이를 두고 단기적으로는 상호 추가 공격이 없을 거란 해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보복 의지를 접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변수는 이스라엘 전쟁 내각 내 강경파들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시 각료 인사 다수는 보복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란이 미쳐 날뛰기 전에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도파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이란에 대가를 요구해야 하지만, 적절한 방식으로 적절한 시기에 해야만 한다”고 맞섰다. 이날 내각 회의에선 보복의 시기와 강도에 대한 이견이 심해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