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X 캡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X 캡처.
인도가 자국 최초 우주 비행 임무를 수행할 비행사 명단을 공개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전 세계 네 번째로 유인 우주선을 띄우는 것이 인도의 목표다. 2035년까지 우주 정거장을 세우고, 2040년까지 달 착륙을 성공시키겠다는 포부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케랄라주 주도 뜨리웬드럼의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내년으로 예정된 우주 비행 임무에 참여할 최종 후보로 선정된 4명에게 황금색 날개가 달린 배지를 달아줬다.

모디 총리는 이들을 “인도의 자랑”이라고 했다. 그는 “이들은 단지 네 명의 사람이 아니라, 14억 인도인의 열망을 우주로 나를 권력자들”이라며 “(선발을) 축하하며,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4명의 후보는 모두 공군 조종사 중에서 나왔다. 프라샨트 발라크리쉬난 대위, 아지트 크리쉬난 대위, 앙가드 프라탑 대위, 슈반슈 슈클라 공군 사령관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러시아에서 13개월간 고강도 훈련을 받았으며, 귀국 후에도 남부 도시 벵갈루루의 관련 시설에서 모의 비행, 체력 테스트 등을 이어 나갔다. 최종 선발 전에는 광범위한 신체·심리 검사도 거쳤다고 한다. ISRO는 이들을 “우주로 갈 준비를 하는 공상가이자 모험가, 용맹한 사람들”이라고 묘사했다.
찬드라얀 3호가 발사되는 모습.
찬드라얀 3호가 발사되는 모습.
ISRO의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 ‘가가니안’(Gaganyaan)은 3명의 우주인을 5t짜리 캡슐 비행선에 태워 지구 400㎞ 밖 우주 궤도로 보냈다가 3일 후 인도양으로 귀환시키는 여정이다. 후보 4명 중 3명이 추려질 예정이다. 비행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비오미트라’(Vyommitra·산스크리트어로 우주 친구)도 동행한다. 가가냔은 산스크리트어로 ‘하늘을 나는 배 또는 차량’을 뜻한다. 인도는 이 프로젝트에 902억3000만루피(약 1조5000억원)를 쏟아부었다.

인도 최초의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인 가가니안이 성공하면 인도는 우주에 사람을 보낸 네 번째 국가가 된다. 인도인 중에서는 1984년 우주 비행사 라케시 샤르마가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동승해 우주에서 8일을 보내고 돌아온 적이 있다.

인도는 지난해 8월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달 남극에 착륙시키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달 남극에 도달한 건 세계 최초였다. ISRO는 바로 다음 달 태양 관측용 인공위성 ‘아다티아 L1’(Aditya L1)를 발사하며 ‘우주 굴기’를 이어 나갔다.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태양 궤도에 위성을 안착시킨 국가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올해 첫날에는 블랙홀 등 천체 연구용 인공위성 ‘XPoSat’을 쏘아 올려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다.
'가가니안' 유인 우주선 크루 모듈. (자료=블룸버그통신)
'가가니안' 유인 우주선 크루 모듈. (자료=블룸버그통신)
모디 정부는 2035년까지 우주 정거장을 세우고 2040년까지 인도인을 달에 보내겠다는 목표다. 화성 착륙, 금성 궤도 진입 등도 계획 중이다. 모디 정부는 최근 우주 분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투자 한도를 낮춰 위성 제조 단계에서부터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모디 총리는 “인도 최초의 우주인인 라케시 샤르마 이후 40년 만에 추진되고 있는 가가니안 프로젝트는 역사적 업적”이라며 “시간은 우리의 것이며, 로켓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