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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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온스(트로이온스) 당 21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가 예상되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점도 금값 상승에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일(현지시간) 금 현물 장중 최고 거래 가격이 온스 당 2136.36달러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 가격은 2020년 8월 7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인 2072.5달러였다. 금 선물 가격 역시 이날 온스당 2100달러 이상으로 거래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엔 온스 당 1200달러였던 금값이 4년 만에 75%가량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세계 주요국이 앞다퉈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시장금리가 제로에 가깝게 떨어지자 금값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기 시작하자 잠시 급락했던 금값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이 러시아를 달러화 결제망에서 퇴출시키는 경제 제재를 단행하자, 미국과 갈등을 빚어온 중국 등 국가의 중앙은행은 화들짝 놀라 금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세계금협의회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중앙은행의 24%가 향후 12개월 이내에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다. 준비자산으로서 미국 달러 가치가 내릴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바트 멜렉 TD증권 상품전략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2분기에 금값이 평균 2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앙은행의 강력한 매입이 가격 상승의 주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 중앙은행(Fed)가 내년에 금리 정책 전환이 현실화하면 금값 오름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해외 구매자는 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