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연은총재 "금리 지금이 정점"

무디스, 美 지역은행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흔들리는 은행주 [나수지의 미나리]
최근 미국 연준 인사들의 입을 통해 연일 지금의 금리 수준이 정점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시간 8일 오전에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가 연설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내놨습니다. 하커 총재는 "9월까지 새로운 데이터가 없다면,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를 예상하는 Fed워치는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87%로 보고 있습니다. 이후 금리를 계속 유지하다가 내년 3월에 처음으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무디스, 美 지역은행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흔들리는 은행주 [나수지의 미나리]
하커 총재는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한동안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면서 "정책 금리를 즉시 완화할 수 있을만한 어떤 상황도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연착륙' 시나리오를 강하게 지지했습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까지 점진적으로 내려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실업률은 약간 높아지고, 경제성장률은 소폭 둔화하는 연착륙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미국 경제 리스크로는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내년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오피스 건물을 중심으로 한 상업용 부동산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또 코로나 기간동안 멈춰있었던 미국 학자금 대출 상환이 다시 시작되면, 미국 국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소비가 둔화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무디스, 10개 중소형 은행 신용등급 강등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중소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습니다. 해당 은행은 M&T뱅크 피나클파이낸셜 프로스페리티 등 10개입니다. PNC파이낸셜 캐피털원 등 11곳은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습니다. 등급전망 하향은 앞으로 신용등급을 실제 내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로 통합니다. 이밖에 BNY멜론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주요 대형은행을 향해서도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습니다.

무디스가 은행에 대해 신용등급을 내린 건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은행들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은행 자금조달 비용은 올라갔습니다. 동시에 채권 부동산 등 은행이 보유중이었던 자산의 가치도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무디스는 내년 초 미국 경제가 약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공실이 많은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대출을 연체하는 등 리스크가 은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겁니다. 이 날 미국 증시 주요 은행주는 장중 2~3%이상 하락했습니다.

UPS, 비욘드미트 실적발표

UPS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을 2.54달러로 발표했습니다. 월가 예상치인 2.5달러에 부합했습니다. 매출 역시 220억달러로 예상치인 230억달러에 거의 부합했지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24%나 줄었습니다. 이 날 UPS 실적이 관심을 모은 건 지난달 말 노조와 협상을 통해 임금인상을 받아들이고, 유급휴가, 트럭 안 에어컨 설치 등 복지를 약속한 상황에서 발표된 실적이기 때문입니다. UPS는 비용이 늘면서 연간 매출 목표를 기존보다 40억달러 낮춘 930억달러로 제시했습니다. 파업으로 인해 2분기 미국내 배송물량은 10% 줄었고, 국제 배송물량은 7%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무디스, 美 지역은행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흔들리는 은행주 [나수지의 미나리]
비욘드미트는 실적발표에서 시장이 실망할만한 내용을 내놨습니다. 수치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EPS는 -0.83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84달러보다 조금 나았습니다. 순이익은 1억210만 달러로 예상치인 1억 870만달러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비욘드미트의 대체육 수요가 둔화된 걸 시장에서는 부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비욘드미트는 제품 가격을 8.6%나 내렸지만 수요는 오히려 크게 줄었습니다. 2분기 미국내 소매판매량은 34%, 식당에 납품하는 서비스 판매량은 44%나 줄었습니다. 육류와 비슷한 질감이나 육즙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첨가물을 넣는다는 사실때문에 대체육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커지고 있는 게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