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미국 부채한도 상향 조정에 채무불이행 불안이 해소됐지만 금융시장 유동성 우려가 일면서다.

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9.90포인트(0.59%) 하락한 33,562.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58포인트(0.20%) 내린 4,273.79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34포인트(0.09%) 하락한 13,229.43을 나타냈다.

S&P500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4,299대로, 올해 최고치이자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후 반락했다.

나스닥지수도 장중 1만3,330대에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상승폭을 줄였다.

장초반에는 지난주에 발표된 미국 5월 비농업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고 미국 채무불이행(디폴트) 불안도 해소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부각됐다.

미국의 지난 5월 고용은 33만9천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었다.

5월 비농업 고용 지표에서 실업률은 5월에 3.7%로 오르고, 임금 상승률이 4.4%에서 4.3%로 둔화했다.

하지만 부채한도 상향 조정에 따른 미 재무부의 현금 확충으로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났다.

미 재무부는 약 1조 달러(약 1천307조 원)를 훨씬 웃도는 국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시장에서는 재무부의 현금 확보 과정에서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9.4%로 반영했다.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0.6%로 나타났다.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올해 금리인하 기대도 약해졌다.

이에 증시 랠리는 제한적이었다.

종목 별로는 애플이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공개하면서 장중 184달러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마감 무렵에는 전거래일 대비 1%대 하락했다.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인 MR은 현실 세계에 가상현실(VR)을 결합해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로 해당 기술을 구현한 헤드셋이 이번에 공개될지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미국 규제 당국이 대형은행 등의 자본 확충 요구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은행주는 다소 위축됐다.

올해 은행 시스템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규제당국은 이르면 이번 달에 대형은행의 전체 자본 요구 사항을 약 20%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JP모건체이스는 약 1% 하락했고, 퍼스트시티즌스뱅크셰어스와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 팩웨스트뱅코프 등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스포티파이는 인력의 2%인 200명을 감원한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3%대 올랐다.

포드의 주가는 씨티가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가를 현 수준보다 29% 높은 수준으로 제시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1%대 상승했다.

경제 지표가 둔화된 점도 주가 지수 상승 여력을 줄이는 요인이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서비스업 지표는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예상보다 부진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5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ISM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서비스 PMI는 50.3으로 전달의 51.9에서 하락했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52.3을 밑돌았다.

S&P글로벌이 발표한 5월 서비스업 PMI는 54.9로 최종 집계돼 예비치와 시장 예상치인 55.1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날 수치는 2022년 4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업종 지수 별로는 헬스, 통신 관련 지수는 올랐지만 에너지, 금융, 산업, 소재, 부동산, 기술 관련 지수는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부채한도가 상향 조정되면서 재무부에 따른 유동성 압박이 있을지에 주목했다.

시마 샤 프린시펄 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현금 잔고가 바닥난 재무부가 막대한 양의 채권을 발행하면서 금융시스템의 유동성을 고갈시키고, 단기 차입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부채한도 이슈와 은행 공포가 사라졌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연준의 노력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경제 고문은 CNBC에 "시장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이 있으며, 큰 이슈는 연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2%를 인플레이션 목표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면 경제에 많은 역풍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연준이 2% 목표가 잘못된 목표라고 인정하면, 시장은 적정 가격에 책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3포인트(0.89%) 상승한 14.73을 기록했다.

뉴욕증시, 부채한도 유동성 우려에 하락…다우 0.59%↓ 마감
/연합뉴스